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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국내 투수 200이닝 '0명', 올해는 나올 수 있을까

[KBO리그] 2016년 양현종 이후 200이닝 넘지 못한 국내 투수들

22.01.23 10:06최종업데이트22.01.23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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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규시즌 동안 최다 이닝을 소화했던 투수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 위즈, 188⅔이닝)였다. 전년도(207⅔이닝) 만큼은 아니더라도 2년 연속으로 이닝 부문 1위를 지켰다.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 181⅓이닝)와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 178⅔이닝) 등이 그 뒤를 이었고, 이닝 부문 전체 8위에 이름을 올린 고영표(KT 위즈, 166⅔이닝)가 국내 투수 가운데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소위 말해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가 부상이 없었다는 전제 하에 대체적으로 170이닝 이상을 넘긴 반면, 200이닝은커녕 170이닝을 넘긴 국내 투수는 1명도 없었다. 제대로 된 '국내 이닝이터'가 실종된 셈이다.
 

가장 최근에 200이닝을 돌파했던 국내 투수는 2016년 양현종(KIA 타이거즈)이었고, 그 이후 5년간 모든 국내 투수가 양현종을 넘지 못했다. ⓒ KIA 타이거즈


이닝 소화 거뜬히 해냈던 리그 대표 좌완 3인방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난해를 포함해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200이닝을 돌파한 국내 투수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가장 최근에 200이닝의 벽을 넘겼던 투수는 2016년 양현종(KIA 타이거즈, 200⅓이닝)이었다.

양현종의 경우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단 한 시즌도 빠지지 않고 최소 170이닝을 소화해 눈길을 끈다. 특히 2016년에는 2007년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 211이닝) 이후 9년 만에 200이닝을 넘겨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양현종 이전에 2000년 이후 200이닝 이상 소화한 국내 투수는 총 5명이었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00년 정민태(207이닝)를 시작으로 2001년 이승호(당시 SK 와이번스, 220⅔이닝), 2002년 송진우(당시 한화 이글스, 220이닝)와 임창용(당시 삼성 라이온즈, 204⅓이닝), 그리고 류현진이 있었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첫 시즌이었던 2006년(201⅔이닝)과 2007년 2년 연속으로 거뜬히 200이닝을 넘기는 등 단숨에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로 거듭났다. 팀 사정상 큰 비중을 차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그것이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양현종, 류현진과 함께 리그 대표 좌완 3인방에 속했던 김광현은 200이닝 이상 던져본 적이 없다. 다만 커리어하이를 달성한 2010년(193⅔이닝)과 미국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19년(190⅓이닝)에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가장 많은 이닝을 기록한 국내 투수 상위 3명, (왼쪽부터) 박세웅-고영표-원태인 ⓒ 롯데 자이언츠,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6년 만의 200이닝 투수 탄생,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빅리그의 문을 두드리러 간 좌완 3인방이 하나둘 사라졌고, 이들이 떠난 리그에는 선발 투수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조건인 이닝 소화조차 하지 못하는 투수가 수두룩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을 검증받은 투수가 새롭게 튀어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이러한 현실은 국제무대서 그대로 나타났다. 여러 대회를 통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캐나다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류현진처럼 경기 후반까지 마운드를 책임질 차세대 국내 에이스를 찾을 수 없었고, 지난해 도쿄올림픽은 말 그대로 참사 그 자체였다.

물론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처럼 투구수 제한이 있는 대회도 있고, 단기전의 특성을 고려해 전략적인 마운드 운영이 가능하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이닝이터 없이 국제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올핸 200이닝 국내 투수가 나올 수 있을까. 우선 200이닝에 도달해봤던 양현종이 국내로 돌아왔고,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았던 국내 투수들이 한 단계 성장한다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이닝 소화를 노려볼 만하다.

한 시즌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내구성이나 체력, 구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받쳐줘야 가능하기에 아무나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다. 리그가 출범한 지 40년이 지난 2022년, 한국 야구가 안고 있는 '선발 에이스' 가뭄 문제를 해소시킬 투수가 나타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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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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