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포스터<더 모티브>
넷플릭스
M은 살인이 있기 직전에 아버지에게 M16을 다루는 방법을 배웠다고 진술했다. 모두가 감탄할 만큼 지능지수가 높은 M은 총기작동법을 단번에 완벽히 익혔다. 이튿날 살인 당일, M은 잠을 자다 꿈에서 영화 <빠삐용>의 한 장면을 보았고(온 가족 살해범이 등장하는 장면), 근처 교회당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들었다. 그 직후 "가라"라는 음성을 따라 침대에서 일어났고 안방으로 들어가서 M16을 사용해 부모님을 살해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 누나들을 죽인 다음, M16을 탁자에 놓아두고 옷을 갈아입은 뒤 이웃집으로 건너갔다.
청소년담당 수사관에게, M은 침착하게 말했다. 자신이 총을 들었고, 온 가족 네 명이 다 그 총에 맞아 살해됐지만, 자기가 그들을 살해한 게 아니며 미지의 목소리가 자기를 사주했다고 주장했다. 나중에 M은 변호사에게 '초록색 몸'이 자기에게 살인을 시켰다며 이전 진술을 부분적으로 수정했다. 그러나 자기가 의도적으로 살해한 게 아니라는 주장은 초지일관 고수했다.
그런데 M은 온 가족의 죽음에 대해 전연 슬퍼하지 않았다. 설령 자기가 의도적으로 죽이지 않았다는 게 사실이라 해도 온 가족이 죽었는데 상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듯, M은 단 한 번도 눈물을 보이지 않았다. M은 자기 가족이 매장된 묘지에 도착했을 때 몹시 차분했고, 현장검증을 할 때도 침착했다.
M은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그의 죄목은 '1급살인'이 아니라 '과실치사'였다. 살인 동기(의도성)를 특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스라엘 형법상 '1급살인'이면 M이 범죄자라서 유산상속권을 박탈당하지만, '과실치사'로 판명나면 생존자가 되어 M은 유산을 상속받을 수 있다. 사건 당시 M은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M은 변호사에게 자기가 유산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처음부터 명확히 콕 집어 요구했다.
한편, 폭력적 전과도 없고 자잘한 사고를 낸 적도 없는 내향적 모범생 소년이 도대체 왜 온 가족을 갑자기 죽였는지 모두가 M의 살인 동기를 궁금해하는 와중에 M의 변호사(요시 아르논)는 M의 살인 동기에 대하여 자신이 세워둔 가설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헌데 다큐멘터리가 75% 이상 흐르기까지 그는 자신의 가설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소 빈정거리듯 빙그레 웃으며 "나는 체스를 즐기거든요"라고 말할 땐 그가 좀 얄미워 보이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