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렌치 디스패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문라이즈 킹덤> 등의 전작을 통해 미장센과 영상미를 내세워 영화 애호가들을 열광케 한 앤더슨 감독. 그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프렌치 디스패치>에 모두 담은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영화인이나 영화 팬이라면 당연히 그의 시도에 열광하겠지만 그저 영화팬이라면 입장이 다르다. 아이스크림 그릇에 욕심을 부려 너무 많은 것들을 꾹꾹 눌러 담다 보니 누군가에겐 '아이스크림 떡'처럼 느껴진 형국이다. 높은 영화적 완성도는 인정하더라도 영화를 위한 영화가 됐다는 극찬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예술을 위한 예술에 찬양 일색인 건 아니지 않은가.
각각이 한 폭의 그림 같은 4개의 에피소드
구술된 기사로 영상화한 4개의 에피소드가 영화를 채운다. 생략과 선 굵은 터치에 의지하는 스토리는 특별한 게 없다. 하나로 꿰기 애매한 4개의 에피소드를 영화가 관통하는 동안 통일된 주제의식을 감지하게 되지는 않는다. 각각을, 또 전체적으로 형상화하는 영화적 방법론에 감탄할 뿐이다. 말한 대로다.
서사를 기준으론 베니시오 델 토로가 천재 화가 '모세 로젠탈러'를 연기한 에피소드를 가장 '전통적인' 영화처럼 느낄 관객이 많지 싶다. 감옥에 갇힌 천재 예술가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뮤즈인 교도관 '시몬'으로 분한 레아 세이두와 베니시오 델 토로의 호흡이 좋았다.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세 번이나 받은 프란시스 맥도맨드와 현재 상한가를 올리는 젊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를 통해 그려낸 68혁명이 감각적이었다.
상상한 대로 영상은 그림이라고 해도 좋았다. 대구로 대사는 시적이었다고 하면 좋겠지만, 대체로 기발하고 맥을 끊어내는 유형의 대사가 많았다. 맥을 적절하게 끊어냄으로써 유머와 위트가 산출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