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SBS
모든 일정이 끝나고 대회에 참가한 6개팀이 전원 함께하는 시상식이 열렸다. 각 팀 선수들은 물론이고 감독들까지 동참하는 흥겨운 단체 댄스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근엄함을 내려놓은 황선홍, 이천수, 김병지, 최진철, 최용수, 이영표 등 한국축구의 전설들은 난처해하면서도 나름 최선을 다하는 수줍은 아재 댄스로 웃음을 자아냈다.
시상식에서 3위는 재한 외국인들로 이루어진 FC 월드클라쓰(감독 최진철)가 차지했고, 준우승 국대패밀리-우승 불나방 순으로 시상이 진행됐다. 우승팀 불나방에게는 메달외에도 우승트로피와 상금 1000만 원이 수여되어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샀다. 불나방 선수들과 이천수 감독은 화려한 단체 세리머니로 우승의 기쁨을 자축했다.
대회 최다득점은 불나방 서동주와 국대패밀리 한채아가 나란히 3골로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정규리그 일정을 모두 마친 <골때녀>는 다음주 6개팀 중 에이스급 선수들만을 선발하여 치러지는 블루팀(이천수, 이영표, 최진철)대 레드팀(황선홍, 김병지, 최용수)의 올스타전을 예고했다.
<골때녀>는 여성 연예인-스포츠스타-셀럽들로 구성된 팀들에, 2002 한일월드컵 축구전설들이 감독을 맡아, 국내 예능 최초 '여자축구 미니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했다. <불타는 청춘>에서 여성 멤버들과 제작진의 축구대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시작된 기획은 올해 2월 설 연휴특집 파일럿으로 이어지며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6월부터 정규편성까지 성공했다. 실제로 <골때녀>의 모티브가 된 박선영과 불청의 여성멤버들이 모여서 결성된 팀이 불나방이고, <불청>의 제작진들도 대거 합류했다.
<골때녀>는 기존 남성 위주의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힘든 '여성들의 축구 도전기'를 다룬 스포츠 예능이라는 희소성, 출연자들이 서투르고 미숙한 실력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축구에 몰입하는 '진정성'을 바탕으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었다. 사실 출연자들이 전문 선수가 아니고 축구 초보들이 대다수이다보니 경기력의 수준은 높지 않았지만, 출연자들은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인식보다는 진짜 대회에 임하는 각오로 시종일관 치열함과 승부욕을 보여줬다. 이는 연출이나 극본으로는 만들 수 없는 진짜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예측불허의 긴장감과 반전을 선사하는 원동력으로 이어졌다.
결과보다 과정의 가치를 더 중시한 감성적인 연출도 호평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은 단지 누가 이기고 졌냐를 부각하기보다는 잘하든 못하든 최선을 다하는 승부욕과 열정에 초점을 맞췄다. 참가팀들은 비록 경기에서는 치열하게 맞붙지만 끝나고 나서는 결과를 인정하고 상대팀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패배에도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의 진정한 가치를 부각시킨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출연자들의 부상과 안전관리에 있었다. <골때녀>는 방영 기간 중 일부 출연자들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며 촬영이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은 바 있다. 또한 신체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격렬한 축구의 특성상, 경기가 거듭되면서 남현희, 전미라, 한혜진 등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아찔한 장면들이 속출했다.
팀당 가용인원이 6명만으로 5대 5 축구를 하다보니 한두 명만 부상자가 발생해도 팀전력 유지가 어려워진다. 차후에는 팀이나 경기수를 늘리는 것보다는 예비멤버를 확충하고 신체접촉에 대한 룰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출연자 보호를 위하여 더 필요해보인다.
<골때녀>는 방송내내 동시간대 시청률와 화제성 1위를 놓치지 않았고, 결승전과 시상식이 방송된 13회도 8.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날 시상을 위한 참석한 박정훈 SBS 사장은 이 자리에서 <골때녀> 시즌 2의 확정을 공식 발표하며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골때녀>의 기대이상의 성공은, 여성 스포츠예능으로서는 보기드문 시즌제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개척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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