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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이닝 역투 펼친 한화 김민우, 올림픽 후유증 씻어냈다

[KBO리그] 4일 KIA전서 후반기 첫 승...아홉수 떨쳐내고 10승 고지 밟은 김민우

21.09.05 09:20최종업데이트21.09.0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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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재개 이후 부진을 이어가던 한화 이글스 우완 투수 김민우가 두 달여 만에 값진 승리를 따냈다.

김민우는 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해 7.2이닝 5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 시즌 10승째를 달성했다.

7월 10일 SSG 랜더스전을 끝으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던 김민우는 이날 등판에서 후반기 첫 승을 신고했다. 무엇보다도, 2015년 안영명 이후 한화에서 6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은 국내 투수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팀에게도 의미가 큰 승리였다.
 

4일 KIA전 선발 마운드에 오른 김민우가 승리투수가 되면서 2015년 안영명 이후 6년 만에 한화에서 국내 선발 10승 투수가 탄생했다. ⓒ 한화 이글스


올해 최다 이닝 소화, 팀 승리 이끈 김민우의 호투

임기영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김민우는 먼저 점수를 내줬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지만, 2회초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최형우의 타구를 우익수 조한민이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면서 3루타로 연결됐고, 후속타자 류지혁의 땅볼 때 최형우가 홈을 밟았다.

이에 질세라 한화 타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회말 선두타자 정은원의 안타와 최재훈의 볼넷으로 득점권 기회를 잡았고, 이어진 1사 1, 3루에서 김태연이 1타점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면서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린 것은 5회였다. 5회초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고 김민식과 이창진에게 각각 안타, 볼넷을 허용한 김민우가 순식간에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박찬호를 공 3개 만에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쳤다.

반면 김민우와 마찬가지로 4회까지 1실점만 내준 KIA 선발 임기영은 5회말 와르르 무너졌다. 1사 만루에서 페레즈의 1타점 적시타로 한화가 리드를 잡았고, 이후에도 네 점을 더 보태면서 6-1까지 달아났다. 이날 경기서 좋은 흐름을 유지한 김민우의 투구 내용을 고려하면, KIA에게는 따라가기 쉽지 않은 격차였다.

김민우는 타자들의 득점 지원으로 부담을 덜어냈고, 6회초에 이어 7회초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5점 차 리드를 지켜나갔다. 시즌 첫 8이닝 투구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남겨두고 8회초 2사 1, 2루서 교체됐지만, 관중석에서는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김민우에게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패스트볼 구속 저하로 위기 왔던 김민우...반전 만들까

김민우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황영국이 9회초 김민식에게 1타점 적시타를 얻어맞는 등 좀처럼 경기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결국 1사 만루의 위기가 되자 한화 벤치에서는 마무리 투수 정우람까지 기용했고, 박찬호와 최원준을 연속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민우의 시즌 10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올여름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 마운드에 큰 힘을 실어주었던 김민우는 소속팀으로 돌아오고 나서 좀처럼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4일 KIA전 이전까지 후반기 세 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올림픽 후유증을 겪어야만 했다.

4일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진 김민우는 그동안의 부진에 대한 이유로 패스트볼 구속 저하를 꼽았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실제로 4일 KIA전을 포함해 후반기 총 네 번의 등판에서 경기별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올 시즌 김민우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140.6km)보다 밑도는 수치를 나타냈다.

4일 KIA전 패스트볼 평균 구속(138.8km) 역시 올 시즌 평균에 약 1~2km 미치지 못했다. 다만 KIA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맞춰잡는 피칭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고, 오랜만에 거둔 승리가 김민우에게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는 하다. 중상위권 팀들을 만나서도 이날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화로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내색하지는 않았어도 '아홉수'의 부담감을 안고 있었던 김민우가 KIA전 승리에 힘입어 남은 시즌에는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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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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