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동 감독은 <초록물고기>를 통해 1997년 청룡영화제에서 신인 감독상을 건너뛰고 바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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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편으로 거장이 된 리얼리즘의 장인
국어교사로 재직 중이던 이창동 감독은 1983년 중편소설 <전리>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문학계에 발을 들였다. 1992년에는 <초록물고기>의 원작이 된 <녹천에는 똥이 많다>로 한국일보 창작문학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이창동 감독은 소설로 표현할 수 있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40세의 나이에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 각본과 조연출을 맡으며 영화에 뛰어 들었다.
1995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각본을 쓰며 백상예술대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은 1997년 첫 장편 영화 <초록물고기>를 연출했다. 신도시가 건설되던 일산을 배경으로 군대를 갓 전역한 청년의 비극적인 삶을 리얼하게 그린 <초록물고기>는 개봉과 함께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초록물고기>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대종상 시상식 등에서 무려 12개의 트로피를 휩쓸며 '늦깎이 괴물 신인 감독'의 등장을 알렸다.
하지만 이는 '이창동 신화'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창동 감독은 무명의 설경구와 문소리를 내세운 <박하사탕>을 통해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주인공 김영호를 연기한 설경구는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2002년에 선보인 <오아시스>에서는 뇌성마비 장애인 한공주를 연기한 문소리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신인배우상, 이창동 감독이 특별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3년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창동 감독은 1년 4개월 동안 공직에 몸담았다가 장관직에서 물러난 후 3년의 준비기간 끝에 신작 <밀양>을 선보였다. <밀양>에서 유괴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신애를 연기한 전도연은 2007년 칸 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밀양>은 칸 영화제를 비롯해 무려 9개의 국제영화제에서 초청받아 상영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밀양> 이후 3년의 공백을 가진 이창동 감독은 2010년 원로배우 윤정희를 캐스팅해 <시>를 만들었다. <시>는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작품상 혹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2018년 유아인,스티븐 연, 전종서가 출연한 6번째 장편영화 <버닝> 역시 국내외 수 많은 영화제에서 주요상을 수상하며 이창동 감독의 위상을 또 한 번 확인시켰다.이창동 감독은 1997년 감독 데뷔 후 단 6편의 영화를 만들었지만 이미 충분히 거장의 반열에 오른 '리얼리즘의 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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