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MBC < PD수첩 >은 'K-부동산 쇼핑'편을 다뤘다.
MBC
- 일명 '환치기 수법'도 집 구매에 이용됐다고 하던데요(불법 외환거래 수법 중 하나).
"환치기 수법이라는 게 굉장히 다양하더라고요. 아주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여러 사람이 돈을 나눠 가지고 들여온 다음 합치는 방법도 있고요. 많은 경우 법인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법인처럼 보이는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경우도 있고, 우리나라에 있는 기존의 법인들에 자금을 우회해서 합법적으로 부동산을 매매하는 것처럼 하기도 한다네요. 가상화폐를 이용한 방법도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만, 업계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알려진 수법이라고 해요."
- 2017년 10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제출된 서울지역 외국인들의 주택자금 조달 계획서를 입수해서 분석하셨는데.
"일단은 소병훈 국회의원실에서 그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조사를 하신 바 있었어요. 외국인 주택 매매자의 39%가 임대가 목적이라고 했다는 부분, 그리고 상가주택의 대출 규제가 약하다는 점을 이용해서 높은 비율의 대출을 받아 갭투자를 한다는 내용을 먼저 공유받았습니다. 저희는 그 자료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실제 케이스들을 찾아서 취재할 수 있었고요.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구로, 영등포, 인천, 안산 등 중국인 집단 주거지 형태 말고도 강남의 신축 재건축 단지들에 (중국인) 매매가 몰려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해외는 외국인이 부동산을 매입할 때 규제 장치가 있는 나라도 있던데 우리나라도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당연히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몇몇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는데 하나도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은 외국인 거래 건수가 전체 부동산 거래의 1% 수준이라 사회적으로 문제의식이 부족했었기도 했고, 법안들이 다소 급하게 만들어진 느낌이 있었어요. 하지만 해외사례들을 보면 이미 외국자본이 많이 들어왔을 때 바로잡기 위해서는 더 큰 비용이 든다고 해요. 저희가 취재하면서 외국인들이 이미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수익률이 높은 한국 부동산 상품을 알아버렸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아직은 시장에 영향이 미미하다고 여유 부릴 게 아니라 그들이 더 들어오기 전에 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잘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될수록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프로그램과 별개로 부동산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어요. 솔직히 저도 '부동산 투자해서 건물주 되기', '100억 만들기', '청년 부동산 재벌' 등의 스토리를 보면 솔깃하고 부럽기도 했는데요. 그 주체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썩 좋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한국 사람은 부동산을 사들여도 괜찮고 중국 사람은 안 된다는 건가?'라는 생각에까지 미치더라고요.
문제를 바로 잡으려면 무엇보다 문제 현상을 제대로 짚어야 하잖아요. 저는 저희 프로그램의 취지가 '중국인 혐오'처럼 보일까봐 걱정되더라고요. 부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부동산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하고 무방비상태인지,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의 부동산 과잉 열기가 얼마나 허무한 제로섬 싸움인지를 시청자분들이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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