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저주>는 제작비의 4배에 해당하는 짭짤한 흥행수익을 올린 가성비가 높은 작품이다.
UIP코리아
좀비 영화로 시작해 히어로 무비까지 만든 잭 스나이더
런던에서 미술, 캘리포니아에서 영화를 공부한 스나이더 감독은 미술학도 출신답게 감각적인 영상을 뽑아내는 감독으로 유명하다. 영화 감독으로 데뷔하기 전에는 광고를 만드는 CF 감독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걸어온 길은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유명한 마이클 베이 감독과 비슷한데 실제로 스나이더 감독과 마이클 베이 감독은 아트 센터 디자인 대학교의 졸업 동기다(나이는 마이클 베이 감독이 스나이더 감독보다 한 살 더 많다).
스나이더 감독은 2004년 '호러 영화의 아버지' 조지 로메로 감독의 <시체들의 새벽>을 리메이크한 <새벽의 저주>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스나이더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인 <새벽의 저주>는 260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로 세계적으로 1억200만 달러의 쏠쏠한 흥행성적을 올렸다(이하 박스오피스모조 기준). 다만 국내에서는 전국 30만 관객을 동원하는데 그치며 큰 사랑을 받진 못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스나이더 감독은 2008년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300>을 통해 스타일과 흥행 성적을 모두 쥔 할리우드의 대표 감독으로 자리잡았다. 6500만 달러로 제작된 <300>은 세계적으로 4억56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대박을 쳤다. 특히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사용된 고속 카메라(슬로 모션)와 CG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이내 스나이더 감독 고유의 스타일로 인정 받았다(<300>은 국내에서도 300만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다).
그렇다고 스나이더 감독이 언제나 탄탄대로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새벽의 저주>와 <300>의 속편 연출을 고사하고 만든 <왓치맨>과 <가디언의 전설>, <써커펀치>가 모두 제작비도 회수하지 못할 정도로 큰 실패를 맛본 것이다. 3연속 실패가 이어지자 일각에서는 '잭 스나이더 거품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스나이더 감독은 2013년 <맨 오브 스틸>을 통해 세계적으로 6억68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올리며 DCEU의 순조로운 시작을 알렸다.
스나이더 감독은 흥행작의 속편 연출을 고사했다가 낭패를 봤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연출해 흥행시켰고 <저스티스 리그> 연출까지 맡기로 했다. 스나이더 감독은 촬영 도중 불행한 가정사로 <저스티스 리그>에서 하차했지만 2019년 감독판 편집을 맡으면서 DCEU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지금도 여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는 스나이더 감독의 차기작 중에는 나폴레옹의 일대기를 그린 전기영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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