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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냄비 두드리며 시위, 미얀마 시민들 의지 엿봤다"

[인터뷰 ②] <버마의 봄 21> 편집자 요한나 후스

21.07.07 07:26최종업데이트21.07.0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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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①] 5분짜리 영상이 공개된 후, 7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 시민들의 군부 독재정권 불복종 운동을 다룬 다큐멘터리 <버마의 봄 21>이 전 세계에 공개되기까지 이 사람의 공이 컸다. 독일 출신 다큐멘터리스트이자 지난 2010년부터 미얀마 랑군필름스쿨은 물론이고, 미얀마 영화인들과 함께 협업하고 있는 요한나 후스(Johanna Huth)다.  

2월 27일 이 짧은 단편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이후 미얀마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지만 전 세계 영화인들과 시민들은 연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버마의 봄 21> 프로젝트를 주도한 웨이 마 뉸(Wai Mar Nyunt) 감독과 함께 요한나 후스와 서면 인터뷰를 최근 진행했다. 

"끝까지 싸워야 한다"
 

영화 <버마의 봄 21>의 한 장면. ⓒ Burma Spring 21

 

다큐멘터리 단편 영화 <버마의 봄 21>의 한 장면. ⓒ Burma Spring 21

 
"수년 전 미얀마에서 웨이 마 뉸 감독을 만나 친구가 되었고, <버마의 봄 21> 기획까지 함께 하게 됐다. 마 뉸 감독님은 핀란드에, 저는 독일에 살고 있으면서 미얀마 상황에 매우 불안해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올해 2월 1일 미얀마 독립영화인들과 연락해서 전 세계에 미얀마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리는 단편을 만들기로 했다."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영화인들과 일러스트레이터, 시민들이 보내온 영상을 모아보니 5시간을 훨씬 넘는 분량이었다. 각자의 집에서 냄비나 집기를 두드리며 불복종 의사를 보이는 딴봉띠 운동이 시작된 이후 거의 매일 미얀마 전역으로부터 영상과 사진이 전송됐다고 한다. 군사 정부의 탄압이 거세지고 그에 따라 시민들의 저항도 거세지면서 이 영화의 존재 의미 또한 커지기 시작했다. 

요한나 후스는 영화의 프로듀싱과 함께 편집을 맡았다. 각종 영상을 호흡에 맞게 편집하고 배열하면서 그는 "미얀마 시민들의 강렬한 민주주의 의지를 엿봤다"라고 고백했다. 

"군사정부의 폭력은 2월 27일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특히 3월과 4월은 더욱 폭력적인 달이었다. 그럼에도 시민들의 저항은 강렬했다. 60명의 창작자들과 우린 이 강력하고도 용감하고, 동시에 아름다운 시민운동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웨이 마 뉸과 저, 그리고 툴리(Tuuli Alanärä)가 제작에 참여했는데 서로 다른 나라에 있어서 줌(zoom)을 통해 소통하고 작업했다. 완성된 결과물은 누구나 상업적 이용이나 영화적 변경 없이 공개하고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영화를 공개한 이후 매우 많은 조회 수를 기록했고, 동시에 세계 곳곳에서 많은 관심과 질문을 받았다. 일부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우린 최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지만, 이 영화에 참여한 60명의 사람들에 대해선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전히 상황이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 뉸 감독과 소통 중이다. 어떻게 우리가 미얀마 영화인들 커뮤니티를 도울 수 있을지 자주 얘기한다. 현재 몇 가지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을 추상적으로 밝히긴 했지만 요한나 후스는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단순히 선물처럼 주어진 게 아니기에 그것을 올바르게 정립하기 위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 독재가 얼마나 오래 지속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에 세계 시민 사회는 미얀마 민주주의와 영화인들 커뮤니티를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한국 시민에게도 호소한다. 함께 관심을 가져 주셔야 한다. 지난 5년 간 미얀마 민주 세력은 행정적인 면이나 사법적인 면에서 시스템을 굳건하게 만들지 못했다. 군부 독재자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이 미얀마 민주 체제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었던 이유다. 

미얀마 시민들 불복종 운동이 계속 되길 바란다. 이 운동은 LGBTQI뿐만 아니라 다른 인종 그룹이 관련된 매우 다양한 운동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연대의 힘과 관용의 힘을 강하게 믿고 있다. 미얀마 내에서 이런 통합 세력의 등장은 매우 새로운 흐름이다. 관용적인 사회를 향한 매우 중요한 단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10년의 민주화 과정에서 미얀마는 엄청나게 성장했다."


이 대답과 함께 요한나 후스는 한국 시민들의 특별한 연대를 호소했다. 그는 "과거 독재 군사 정권과 싸운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이 미얀마 인권 문제에 대해 대화를 이어가고 미얀마 국민들과 교류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영화 <버마의 봄 21>의 한 장면. ⓒ Burma Spring 21

 
미얀마 버마의 봄 21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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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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