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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번이 발목 잡는 두산 포비아, KIA가 넘어야 할 산

[KBO리그] 2019년 이후 두산전 단 6승... 상대전적 열세 지속

21.05.10 09:42최종업데이트21.05.1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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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는 주말 3연전을 시작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위치가 같았다. 두 팀 모두 중위권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2승 이상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리즈가 끝난 이후 두산과 KIA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미세먼지 악화로 7일 경기와 8일 더블헤더 1차전이 취소되면서 변수가 발생했고, 이를 극복한 팀은 두산이었다. 8일 더블헤더 2차전에 이어 9일 열린 두 경기까지 모두 쓸어담으면서 공동 3위로 뛰어올랐고, 2위 LG 트윈스를 1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홈으로 두산을 불러들인 KIA로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에이스' 브룩스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마저 내주면서 두산전 3경기를 모두 패배했고, 4연패에 빠진 KIA의 순위는 공동 8위까지 추락했다.

한 경기도 잡지 못한 KIA, 과정과 결과 모두 최악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시리즈 첫 경기가 계속 미뤄지면서 양 팀 선발 투수로 예고됐던 최원준과 브룩스가 어려움을 겪었다. 최원준은 간신히 5이닝을 넘겼고, 브룩스 역시 6이닝을 소화하면서 무려 13개의 피안타를 기록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KIA는 상대 선발 최원준이 내려간 이후 단 한 점도 뽑지 못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한 반면, 두산은 각각 7회 초와 9회 초에 터진 장승현, 김재환의 3점포로 승기를 굳혔다. 필승조로 활약 중인 장현식까지 등판했지만 팀의 승리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튿날에는 하루에 2패나 기록하면서 충격이 더 컸다. 곽빈과 임기영의 선발 맞대결이 성사된 더블헤더 1차전에서는 3-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9회 초, 마무리 정해영이 무너졌다. 두 타자를 차례로 땅볼 처리하고도 2사 이후 박건우에게 안타를 내줬고, 뒤이어 1루 견제 때 정해영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득점권 위기가 찾아왔다.

1회 3득점 이후 추가점이 없었던 두산은 김재환의 1타점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고, 양석환의 볼넷과 박계범의 사구로 2사 만루의 상황이 전개됐다. 김재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얻어내면서 1점을 더 획득했고, 9회 말 추격에 실패한 KIA는 3-5로 패배했다. 전날 장현식에 이어 마무리 정해영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2차전 역시 결과가 다르지 않았다. 선발 투수 김유신이 경기 초반까진 잘 버텼으나 4회 초 허경민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5회와 6회에도 실점을 기록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두산 쪽으로 넘어갔다. 7회 초 대거 5실점을 내준 KIA는 결국 0-9로 더블헤더 2차전을 마무리했고, 올 시즌 두산전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최형우와 나지완, 주축 타자 두 명이 빠진 만큼 팀 사정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산 역시 정수빈과 박세혁이 이탈한 상황에서 100%의 전력으로 임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3연전 전패의 원인을 전력 차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매년 두산에게 끌려다닌 KIA, 상대전적 열세 떨쳐내야 한다

4월 4일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네 차례의 맞대결에서 KIA는 두산을 상대로 한 번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9월 10일부터 지난 주말 3연전까지 두산전 9연패로, 두산을 만날 때마다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문제는 KIA의 두산전 상대전적 열세가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최근에 두산전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2014년, 9승 7패였다. 김태형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15년과 두 팀이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8년에는 8승 8패 동률이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섯 시즌 동안 KIA가 상대전적에서 두산에 앞선 적은 없었다. 특히 2019년과 2020년 모두 정규시즌 16번의 맞대결에서 3승 13패로 두산전 상대전적에서의 열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이번 맞대결을 끝으로 당분간 KIA가 두산을 만날 일은 없다. 두 팀의 다음 맞대결은 7월 2일~4일 주말 3연전이다. 순위 경쟁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을 극복해야 하는 KIA가 추후 예정돼 있는 12번의 맞대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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