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 2019)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위기의 30대 여자들> 중 한 장면
EBS
34살 여성 변호사가 '불리한 조건'?
결혼 중매 회사를 찾은 34살의 변호사 추화메이. 그가 자신의 일을 존중해 주며 집안 일도 같이 해주는 남자를 찾고 있다고 하자, 중매 회사 관계자는 난색을 표한다. 34살인 추화메이의 나이가 많다는 것이다. 거기에 변호사라는 직업이 '성격이 강해보이게' 만들기 때문에 좋은 조건이 아니란다. 그러면서 중매 회사 관계자는 그녀에게 눈높이를 낮출 것을 요구한다. 답답한 마음에 공원에서 열린 부모들의 중매 시장을 찾은 그. 남자측 어머니는 변호사라는 그의 직업을 들은 뒤 '그가 법으로 자신의 가족을 해코지 할 수도 있다'며 말도 못붙이게 한다.
베이징에서 차로 4~5시간 거리에 있는 산둥성의 추화메이네 집. 그녀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가족들은 '괜찮은 남자 찾았니?'라며 한숨부터 늘어놓는다.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20대에는 결혼을 해야 하는데,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결혼하기 싫다는 추화메이는 언니들에게 "먼저 결혼해서 좋냐"고 물어보지만, "결혼이 좋아서 하는 게 아니라 때가 되서 하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올 뿐이다.
황당하게도 가족들은 추화메이에게 "가방끈이 길어 눈만 높아졌다"라며 핀잔까지 준다. 심지어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학비까지 대줬더니 동네 사람들에게 '딸 시집 못 보낸 집안'이라 손가락질 받게 생겼다"며, 추화메이더러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바보"라고 온가족이 닦달을 한다. 결국 추화메이는 눈물을 흘리고야 만다.
추화메이는 이후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다시 중매 회사를 찾는다. 어렵사리 같은 고향 출신에 조건이 괜찮은 남자를 만났지만, 이 남자는 '남성 우월주의'가 강한 산둥성의 전통을 따르겠다고 대놓고 선언한다. 그는 법적인 부분에서는 그녀의 조언을 따르겠지만, 집안의 주도권은 자기가 쥐어야겠다며 당당하게 말해 추화메이를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혹시나 늦은 결혼 때문에 아이를 낳지 못할까 하는 우려에 추화메이는 산부인과를 찾는다. 의사는 그녀에게 "산모가 35살 이상이면 노산이며 자궁 내막이 건강하지 않아 기형아 출생률이 5배나 높다"며 겁을 준다. 또한 의사는 "정자를 보관해 주는 정자 은행은 있지만 난자를 냉동시켜 보관해 주는 난자 은행은 태국이나 미국에 가서 알아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