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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카운트] 세 번째 이승호, '젊은 영웅' 이승호가 뜬다

[KBO리그] SK 이승호-LG 이승호 이어 만 20세 좌완 선발 키움 이승호 등장?

19.03.27 15:13최종업데이트19.03.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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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시즌 이후 10개구단 체제를 맞이한 이후 KBO리그의 대다수 팀들은 젊은 선발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아무래도 한정된 투수 자원을 더 많은 구단이 나눠가지게 되면서 생긴 현상이다.

하지만 유망주 발굴과 육성에 특화된 것으로 평가받는 키움 히어로즈만은 젊은 선발투수에 대한 고민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97년생 우완 에이스 최원태가 지난해 13승을 수확하며 2년 연속으로 두자리 승수를 달성했다. 어느덧 영건에서 히어로즈 선발진의 중심이 된 최원태는 올시즌 첫 등판인 26일 두산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19일 시범경기서 6이닝 무실점 완벽투 보여주며 선발 진입을 확정한 키움 이승호 ⓒ 키움 히어로즈

  
여기에 다른 팀이 부러워할 만한 젊은 선발투수 유망주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지난 해 6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1차지명 신인 안우진이 선발 투수로 시즌을 준비하며 KBO리그를 뒤흔들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프로 입단 전 학교 폭력 논란으로 구단 자체 징계를 받았고 부침을 겪으며 정규리그에서는 부진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신인 최대어 다운 구위를 자랑하며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안우진은 스프링캠프서 키움 투수들중 가장 좋은 구위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미 선발 로테이션 한축을 꿰찬 상태다. 그리고 안우진만큼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않은 가능성을 가진 영건 선발투수가 또 있다.

바로 키움의 3년차 좌완투수 이승호가 그 주인공이다. 이승호는 지난 19일 KIA와의 시범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해 6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특히 신인급 투수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안정감으로 무사사구 피칭을 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승호는 교과서와도 같은 안정적인 좌완의 투구폼에서 만 20세 투수라고 믿기 힘든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그는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손에 꼽히는 잠재력의 좌완투수다. 그렇기에 키움은 지난 해 정규리그에서는 선발경험이 많이 없는 그를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로 기용해 경험을 쌓게 한 것이다. 실제로 그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투수로서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KBO리그에서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린 이승호는 그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도 1명도 아니고 2명이나 있었다. 신기하게도 그들은 모두 키움 이승호와 같은 좌완 에이스로 KBO리그를 주름잡았던 투수들이다.
 

SK의 원조 에이스였던 좌완 투수 이승호 ⓒ SK 와이번스

  
가장 먼저 이름을 알린 쪽은 SK 와이번스의 이승호다.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쌍방울 레이더스의 지명을 이어받은 SK로 2000년에 입단한 이승호는 첫 해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첫해부터 139.2이닝을 던지며 10승(12패) 9세이브를 올리며 전천후로 활약한 이승호는 그 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21살의 나이에 무려 220.2이닝을 던지는 괴력을 발휘했다. 신생팀이었던 SK 마운드 사정이 여의치 않은 탓에 입단 후 5년간 혹사를 당한 것이다. 때문에 2005시즌 이후 3년을 꼬박 재활에만 매진하는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08년 이후 다시 부활해 좌완 불펜투수로 돌아와 SK 왕조 건설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팀 원년 신인왕의 추억과 힘든 재활을 이겨내고 불펜투수로 우승을 견인한 그는 지금도 SK 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투수중 한명이다.
 

2003시즌 탈삼진왕을 차지했던 LG 이승호 ⓒ LG 트윈스

 
2000년과 2001년이 신인왕을 받은 SK 이승호의 해였다면 2003년은 LG 좌완 투수 이승호의 해였다. LG 이승호는 동명이인인 SK의 이승호보다 1년 먼저 프로무대를 밟았지만 뚜렷한 성적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2003시즌 이승호는 괄목상대한 모습을 보이며 LG 마운드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11승(11패)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191.2이닝동안 157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며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시즌 1위였고 평균자책점은 리그 2위에 해당하는 리그 정상급 성적이었다.

그해 평균자책점 1위가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군림하던 현대 정민태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 이승호가 얼마나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급격하게 투구 이닝을 늘린 것이 무리가 된 것이었을까? LG 이승호는 이후 2004시즌을 제외하면 다시금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팔꿈치 부상에 시달리던 이승호는 2009시즌을 앞두고 FA 이진영의 보상선수로 SK로 이적하고 말았다. 한 때 팀의 에이스였던 그였기에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적후 마음을 다잡은 이승호는 과거 만큼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부활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0시즌에는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그 해 4전 전승으로 우승을 한 SK에 힘을 보태며 생애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끼기도 했다.

이승호가 동시에 리그에서 활약하던 당시에는 동명이인을 구분하기 위해 이름 앞에 소속팀을 붙여 엘승호, 슼(SK의 줄임말)승호 등으로 구분을 하기도 했다. 이후 LG 이승호가 SK로 이적하며 같은 팀이 되었을 때는 나이에 따라 큰 이승호, 작은 이승호로 그들을 구분했다.

좌완 선발투수로 나름대로 족적을 남긴 두 명의 이승호가 모두 은퇴한 지금 이들을 이을 충분한 재능을 가진 이승호가 또 리그에 나타났다.

과연 키움 히어로즈의 스무 살 왼손 투수 이승호는 KBO리그에 족적을 남기는 세 번째 좌완 에이스 이승호가 될 수 있을까. 올 시즌 그는 키움의 4번째 선발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팀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 좌완 유희관과 27일 맞대결을 펼치게 된 이승호가 선발 투수로 입지를 굳히는 호투를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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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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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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