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미라이>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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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집의 구조이다. 아버지가 건축가라는 콘셉트에서 탄생한 독특한 구조의 단독주택은 집 가운데에 정원이 있고 방이 없어 벽이 적으며 계단이 많은 구조로 되어 있다. 감독 호소다 마모루는 적은 벽을 통해 소통을, 아이들이 부모를 만나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야 되는 구조를 통해 성장의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한다. 벽이 없는 집의 구조는 쿤이 가족들과 소통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방에 틀어박혀 혼자가 될 수 없기에 갈등을 겪고 동시에 해소를 이룬다. 한 번의 타임리프가 한 단계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처럼 쿤이 부모를 만나기 위해서는 계단을 올라야 한다. 이 한 걸음 한 걸음을 통해 쿤은 부모에게 다가간다. 그 순간 아이는 조금 더 부모와 가까워지는 성숙함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성숙함은 쿤만 경험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쿤이 태어났을 때 육아에 도움을 주지 않아 아내를 힘들게 했던 아버지, 직장을 이유로 아이와 소통할 시간이 적었던 어머니 역시 미라이를 통해 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감독 호소다 마모루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액션이나 판타지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면서 드라마적인 요소를 강화한 잔잔한 일상물을 선보였다. 하지만 감정의 깊이에 있어서는 이전 작품들보다 더 깊고 따스한 감정을 선보인다. 둘째 아이가 태어난 후 첫째 아이가 겪은 감정적인 변화를 관찰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아버지로써 자신의 성장이 작품 속에 깊게 스며들어있다.
흔히 아이는 천사 같다고 한다.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행복은 물론 어른 역시 아이를 통해 성장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항상 어른을 올바른 미래로 인도하며 때로는 더 성숙한 모습으로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마치 작품 속 미라이처럼. 환상적인 판타지와 흥미로운 연출을 선보이며 수많은 팬층을 확보한 '호소다 월드'를 생각할 때 이 작품이 택한 잔잔한 일상 속 타임리프 드라마는 아쉬움이 남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판타지적인 흥미를 강화하는 대신 아이가 지닌 의미와 가족의 성장과 성숙을 담아낸 감독의 선택은 색다른 호소다 월드의 매력을 선사할 것이다. 1월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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