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두번째 스물> 스틸컷
(주)리틀빅픽쳐스
대부분의 러닝타임 동안 지극히 차분한 두 사람의 태도는 <두 번째 스물>이 가진 개성이지만, 이는 동시에 영화의 심각한 패착이기도 하다. 플래시백(과거 회상 장면) 하나 없이 단지 민하와 민구의 대사로만 유추되는 그들의 과거는 딱히 드라마틱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환경적 요인과 자격지심, 오해가 얼키고설켜 이별에 다다랐던 기억은 마치 암기한 것을 내뱉듯 속사포처럼 들려져 정보로만 남는다. 달리 특별할 것 없는 과거는 영 매력적이지 않고, 현재의 두 사람이 담긴 투 숏이 그다지 사랑스럽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이들의 교감은 별로 귀엽지도, 로맨틱하지도, 심지어 대단하게 야하지도 않다.
토리노와 제노바, 피렌체, 몬탈치노, 시에나, 만토바까지. 이탈리아 중북부 지역 곳곳을 오가는 로케이션이 그저 배경으로만 소비되는 것 또한 아쉬운 지점이다. 일주일을 함께하는 두 주인공의 여정은 일견 영화 <비포 선라이즈>를 떠올리게 하지만, 이들 사이의 공기는 좀처럼 그들이 선 공간의 분위기와 어우러지지 못한다. 영화가 전적으로 두 캐릭터의 관계에 집중하다 보니 이들의 물리적 이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마치 연극무대 위 배우를 그대로 둔 채 배경 디자인만 바꾸는 것처럼 작위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공간에 익숙해질 여유를 주지 않고 빠른 템포로 로케이션을 오가는 초중반부 전개는 마치 이탈리아 관광 홍보 영상을 보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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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하와 민구의 주된 이야깃거리인 미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두 주인공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를 공통 관심사로 둔 채 이탈리아 곳곳의 갤러리를 방문한다. 나름의 생각으로 작품들을 감상하고 평가하고 토론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두 사람의 관계를 작품들의 주제에 빗대어 표현하는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지점이지만, 미술사 교양 수업을 듣는 듯 불필요하게 반복되는 이들 장면은 다분히 작위적이고 현학적이어서 영화의 맥을 끊는다.
주어진 자유를 한껏 누리고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남이 될 수 있으리라는 냉정함. 그리고 과거의 자신을 반성하고 이제 어디까지든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는 여유까지. 결국 <두 번째 스물>이 다루는 건 '어른의 사랑'에 대해서다. 스스로의 무책임함을 상대방의 무책임함으로 정당화하는, 둘 중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놀이' 말이다. 결국 '나도 저런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게 로맨스 영화라면, <두 번째 스물>의 사랑이 로맨스가 아닌 것 만큼은 분명하다. 오는 11월 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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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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