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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올림픽,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종말을 고하다

미래 어두운 한국 스포츠... 패러다임 전환 피할 수 없는 과제

16.08.23 13:43최종업데이트16.08.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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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막을 내린 리우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스포츠는 그간의 엘리트 체육인 육성 위주의 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사실도 분명해졌다.

이번 리우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올림픽에 본격적으로 선수단을 파견한 1984년 LA올림픽 이래 가장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또 미래는 더더욱 암담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33개의 메달(금12, 은10, 동11)을 딴 이후 가장 적은 메달(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에 그쳤다는 게 문제가 아니다. 양궁 3개, 태권도 2개를 제외하면 펜싱과 사격, 그리고 116년 만에 처음 채택된 골프 단 3종목에서만 금메달이 나왔다는 사실이 더 심각하다.

남자축구와 여자배구의 8강전 탈락을 두고 일부에서는 특정 선수를 비방하며 아쉬운 목소리를 높였지만 여자 핸드볼과 하키는 아예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다. 그러면서 한국 단체 구기 종목은 1972년 뮌헨올림픽 이후 44년 만에 '노메달'을 기록했다. 게다가 남녀 농구, 남자 배구, 남자 핸드볼, 남자 하키 등은 아예 아시아 예선에서 탈락해 올림픽 무대에 참가조차 못했다.

또 육상과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는 단 1명의 결선 진출자도 없었다. 손기정, 황영조, 이봉주로 대를 이어온 마라톤에서는 2시간 36분과 2시간 42분을 기록하면서 80년 전 손기정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기록한 2시간 25분대보다도 한참 뒤진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탄탄한 저변 자랑하는 일본의 생활체육

13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100m 예선 8조 레이스에 참가한 김국영(왼쪽 셋째)이 전력질주 하고 있다. 김국영은 이날 10초37로 결승선을 통과, 예선탈락했다. ⓒ 연합뉴스


반면 이웃나라 일본의 약진은 부러움을 넘어 경이로울 정도다. 일본은 12개의 금메달, 8개의 은메달, 무려 21개의 동메달을 따냈다. 역대 최고의 성적이다. 놀라운 것은 육상종목의 꽃인 남자 400m계주에서 미국을 제치고 은메달을 획득했다는 사실이다. 세 번째 주자까지 자메이카를 앞서고 있었으니 우샤인 볼트가 아니었으면 아시아팀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대역사를 이룰 뻔했다.

뿐만 아니라, 수영과 체조에서도 일본은 탄탄한 저변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일본은 수영에서 통산 금메달 22개와 은메달 26개, 동메달 32개를 가져오며 유도(금39, 은19, 동26)와 레슬링(금32, 은20, 동17), 체조(금31, 은33, 동34)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금메달을 따내고 있다.

일본의 선전은 선진국형 생활체육의 정착 덕분이다. 초등학교에서부터 학교수업으로 체조를 배우고 생활 체육을 통해 입문한 자원 중에 우수한 인재를 발굴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런 시스템이 있는 한 꾸준한 성적이 보장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야 스포츠 성적이 곧 국력의 바로미터라고 말할 수 있다.

거의 반 세기 동안 세계 최정상을 지키는 중국 탁구의 비결을 사석에서 중국기자에게 물은 적이 있다. 그의 대답은 명료했다. 중국이 먹을 것 없던 시절 정부 방침으로 모든 학교에 운동 시설 중 가장 저렴한 탁구대를 보급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 결과 등록선수 2000만 명에 소속팀이 있는 현역선수만 400만 명이니, 그 중에서 선발된 선수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도 물론 이런 종목이 있다. 바로 양궁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양궁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 속에 공정하게 국가대표가 선발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록경기이므로 큰 무대에서도 이변을 허용할 확률도 적다.

선수도, 국민도 즐기는 올림픽 위해 필요한 것들

한국은 개발도상국을 벗어나고자 애쓰던 70년대, 스포츠 성적이 곧 국력을 의미한다는 애

7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하키경기장에서 열린 여자하키 한국과 뉴질랜드의 경기에서 한국의 한혜령을 비롯한 선수들이 상대 미켈슨의 드리블을 수비하고 있다. ⓒ 연합뉴스


국주의를 국민들에게 각인시켰다. 이어 80년대 초 88올림픽 개최 결정 이후 엘리트 선수 육성은 중요한 국가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태릉선수촌을 만들어 소수 엘리트 선수를 선발해서 적극적인 투자와 혹독한 훈련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런 방식은 특히 기술에 앞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격투기 종목에서 효과를 봤다. 이런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면 그 영향으로 저변이 확대되기도 했다. 88올림픽에서 하형주와 김재엽의 금메달, 탁구의 유남규, 현정화의 금메달로 인해 동네마다 유도 도장과 탁구장이 많이 생겼다.

하지만 다양한 취미 생활이 가능해진 요즘엔 금메달 효과로 특정 종목의 저변이 확대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올림픽은 그야말로 지구촌의 축제다. 한국 최고의 선수의 자격으로 올림픽 무대에 나간 선수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죄책감에 빠진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사실상 사라진 학교체육을 살리고 생활체육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이라는 탄탄한 기반으로 프로스포츠와의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진 종목이라면 승패와 상관없이 선수도 국민들도 축제무대를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비록 8강에 그쳤지만 한국축구는 10여 년 전과는 사뭇 다른 수준으로 성장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유소년 축구와 클럽시스템으 정착으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유소년기 스포츠를 통해 얻는 교육적인 효과는 크다. 땀과 노력을 다한 정정당당한 승부, 패배 또한 멋지게 수긍하는 산 교육을 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국 스포츠 정책의 패러다임 혁신은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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