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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탈리아, 1832년 프랑스 그리고 2012년 영화

[영화로 보는 세상] 영화 <레미제라블>을 보고 생계형 범죄에 대해 생각하다

16.05.12 12:08최종업데이트16.05.12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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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레미제라블> 2012년도 영화 <레미제라블>을 다시 꺼내어 보는 이유는, 지난 2일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역사에 길이 남을 판결 덕분이다. ⓒ UPI코리아


최근 이탈리아에서 생계형 범죄와 관련되어 역사적인 판결이 내려졌다.

지난 2일, 이탈리아 대법원은 절도혐의로 기소된 로만 오스트리아코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이 노숙자는 슈퍼마켓에서 빵을 구입하고 계산을 하던 중, 주머니에서 훔친 핫도그와 치즈가 발견되어 재판에 회부되었다.

제노바 법원은 지난해 이 남자에 대해 징역 6개월과 100유로의 벌금을 선고했지만, 이탈리아 대법원에서는 "노숙자가 영양섭취라는 기본적인 욕구를 위해 소량의 음식을 훔친 행위를 범죄 요건으로 볼 수 없다"며 "피고의 행위는 생존을 위한 것으로 불가피성이 있었다"고 원심판결을 뒤집었다. 그들의 판결에는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생존권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신념이 바탕에 있었다.

현지에서는 이 남자를 현대판 장발장이라고 칭했다.

장발장의 영화, <레미제라블>

▲ 억울한 장발장 굶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빵을 훔쳤다가 복역하게 된 장발장. 생계형 범죄자를 우리는 흔히 장발장에 비유하고는 한다. 생계형 범죄는 비단 범죄자 개인의 잘못인가. ⓒ UPI코리아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보자. 지난 2013년 2월, 유튜브에 파격적인 동영상 하나가 올라왔다. 이 영상은 한 병사가(주어) 제설작업 때문에 면회 온 여자친구를 만나지 못하는 '웃픈' 상황을 담아낸 것으로, 복무 중인 대한민국 장병의 애환을 담고 있어 많은 이의 공감을 얻었다. 공군본부 정훈실에서 제작한 해당 영상의 제목은 '레밀리터리블'로 제목에서 알 수 있다시피 영화 <레미제라블>의 패러디이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 업로드된 지 일주일 만에 32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또한, 당시 영화 홍보차 방한한 자베르 역의 러셀 크로우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 영상을 극찬했다. 덕분에 레미제라블의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맞다. 늘 소개할 영화, 레미제라블이다.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은 톰 후퍼 감독의 2012년 작품으로,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 <레미제라블>의 뮤지컬 작품을 다시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이 영화가 화제가 되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모두 할리우드 슈퍼스타라는 점이다. 주연인 장발장 역에 휴 잭맨, 자베르 역에 러셀 크로우가 열연했고, 이밖에 앤 해서웨이,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두 번째, 영화의 장르가 뮤지컬이라는 점이다. 배우들은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와 함께 이끌어간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158분으로 제법 긴 편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원작과 거의 같다. 빵을 훔쳐 19년간 복역을 한 장발장이 미리엘 주교를 만나 새로운 삶을 찾게 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장발장을 끈질기게 추격하는 경감 자베르는 철두철미한 원칙주의자로 장발장은 그를 피해 신분세탁을 해야만 했다. 시장 노릇을 하거나 자선사업가가 되면서 말이다. 그러다 코제트라는 소녀를 자신의 수양딸로 삼게 된다.

세월이 흘러 장발장은 늙고 코제트는 숙녀가 된다. 후반부의 시공간적 배경은 혁명의 물결이 요동치는 파리다. 여기서 장발장은 혁명군의 선봉, 마리우스와 만나고 결국 죽음의 위기에서 그를 구한다. 마리우스와 코제트는 결혼하게 되고 장발장은 마침내 자유의 신분이 된다.

계속되는 생계형 범죄, 혼돈의 시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민중의 노래 라마르크 장군의 장례식 때 일제히 봉기한 파리의 청년·학생들. 실제 프랑스 6월 봉기를 옮긴 <레미제라블>의 이 장면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시간은 지났지만, 시대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 UPI코리아


빅토르 위고가 <레미제라블>을 집필할 당시 프랑스는 혼돈의 시기였다. 혁명의 물결로 진보 이상주의가 퍼졌지만 이로 인한 정치적 분쟁은 계속되었다. 빈부의 격차는 심화하였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던 사람들은 그 대가로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레미제라블은 당시 프랑스 사회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Les Miserable'은 프랑스어로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작품 속 인물을 누구 하나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등장하는 이 모두를 포괄하는 뜻이다. 하지만 빅토르 위고는 이 작품에 화해와 용서라는 간결하지만 위대한 메시지를 넣었다. 그리고 장발장이라는 등장인물의 행동이 핵심을 매우 잘 보여준다.

앞서 언급한 메시지는 영화에서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매우 훌륭한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이름값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모든 배우의 연기가 훌륭한 하모니를 이룬다.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인간애를 잃지 않은 장발장. 피도 눈물도 없는 것처럼 장발장을 추격하지만, 자신의 원리원칙주의 신념을 끝까지 잃지 않은 자베르. 세상 어디에도 없을 절대 악을 보여준 테나르디에 부부 등, 존재감이 없는 배역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원작의 소설이 워낙 방대하므로 158분이라는 긴 시간에도 원작을 모두 담을 수 없다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큰 범주에서 볼 때 별 차이는 없지만, 소설을 읽은 관객이라면 "왜 이 장면은 생략됐을까?"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뮤지컬이라는 장르 자체가 주류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조금 낯선 영화일 수 있다. 물론 그 몇 가지만 빼면 매우 훌륭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영화 속 장발장은 결국 진정한 자유의 몸이 되었고, 자신을 악랄하게 쫓던 자베르도 용서하였다. 사실 장발장은 죄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형을 받았다. 생계형 범죄란 생활이 어려워 일어나는 범죄로 어떤 의도를 갖고 계획적인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정을 견디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 사회 속에서도 생계형 범죄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각한 것은, 이와 같은 생계형 범죄가 점점 늘어간다는 점이다. 2015년에 4대 주요 범죄 발생비율을 조사한 결과 강간은 3%, 살인은 16%, 강도는 34%까지 줄어든 반면, 절도만은 4%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생계형 절도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물론 생계형 범죄로 인정될 경우 감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영화 속에서 장발장은 그동안의 선행을 보답 받기라도 하듯, 자유의 신분이 된다. 반대로 계속해서 악행을 일삼던 테나르디에 부부는 딸마저 잃게 된다. 권선징악이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 사회는 권선징악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그래도 필자는 아직 믿고 싶다. 분명 선한 일을 하면 복을 받을 것이고, 악한 일을 하면 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이다.
극 중 장발장의 마지막 대사로 글을 마친다.

"It is the future that they bring When tomorrow comes!(내일이 오면 새 삶이 시작되리라!)"

레미제라블 영화리뷰 평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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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에서 글쓰기 동아리 Critics를 운영하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를 하고있습니다. 춘천 지역 일간지 춘천사람들과도 동행하고 있습니다. 차후 참 언론인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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