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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가수로 홀로서기? 정작 급한 건 '신뢰 회복'

[주장] 장현승 비스트 탈퇴... 그보다 중요한 건 팬들의 믿음

16.04.20 18:20최종업데이트16.04.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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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승이 솔로 가수로서 홀로서기에 성공하려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장현승이 솔로 가수로서 홀로서기에 성공하려면 팬들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 이정민


하나. 국내에선 다소 덜 알려진 팀이지만 미국의 여성 5인조 그룹 대니티 케인(Danity Kane)이란 팀이 있었다. 2006년 데뷔한 이들은 두 장의 음반을 빌보드 앨범 순위 1위에 올려놓으며 이른바 '포스트 푸시캣 돌스'로서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불과 3년여 만에 해산하고 만다.

이유는 멤버간의 불화. 시간이 흘러 2014년 재결합했지만 컴백 음반 홍보를 위한 투어 첫날 멤버 간의 주먹 다툼이 벌어지며 모든 공연은 취소되었고 결국 대니티 케인은 두 번째 해산을 맞이했다. 이러한 사건 직후 발매된 그녀들의 3집 음반은 예상대로 대실패하고 말았다.

둘. 지난 19일 늦은 오후, 속보 형태로 인기 남성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멤버 장현승의 탈퇴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여러 차례 비스트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가 팬들을 중심으로 떠돌았고 기사화되었던 터라 이번 탈퇴는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장현승의 무성의한 태도, 팬들은 화 났다

가족끼리도 이런저런 일로 등 돌리는 일이 비일비재한데, 남남인 이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활동을 하다 보면 불협화음이 빚어질 법도 하다. 모든 그룹이 데뷔 20년을 눈앞에 둔 그룹 신화처럼 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친구·연인·사업 관계도 상호 간의 신뢰가 깨지면 각자의 길을 걷는다. 당사자가 아닌 바에는,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건 어떤 면에선 적절치 않아 보인다. 하지만 스타를 바라보는 팬들은 일단 눈에 보이는 것만 믿기 쉬우므로 그간의 행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비스트 잔여 멤버 5명과 장현승 사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대중들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그러나 최근 공연에서의 무성의한 태도, 몇몇 행사에 석연찮은 이유로 혼자 불참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이를 지켜보는 팬들로선 좋은 마음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장현승이 논란 끝에 비스트를 탈퇴했다. 이로써 비스트는 윤두준, 이기광, 양요섭, 용준형, 손동운 5인 체제로 재정비했다.

장현승이 논란 끝에 비스트를 탈퇴했다. 이로써 비스트는 윤두준, 이기광, 양요섭, 용준형, 손동운 5인 체제로 재정비했다. ⓒ 큐브엔터테인먼트


구성원과의 견해 차이로 팀을 떠나는 건 국내, 해외 대중음악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다. 어떤 면에선 자연스러운 과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수 활동이라는 것이 결국 계약 및 사업의 연장선이라고 볼 때, 매끄럽지 못한 결별은 향후 솔로 음악인으로서 활동을 할 때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할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홀로서기도 없다

일단 계약서에 기재된 기간에 뮤지션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고, 최소한 팬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공연이나 행사 활동만큼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한 성의를 다한 다음에 자신의 길을 걷는 것이 진정한 프로의 자세가 아닐까?  이건 단순히 갑-을 사이의 계약 이전에 팬과의 약속, 신뢰를 지키는 일이다.

물론 당사자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눈에 비친 최근 장현승의 모습은 신뢰감을 주는 성인의 자세는 아니었기에 이번 탈퇴 소식에 대한 반응 역시 차가운 기운이 감돈다. 고객의 신뢰가 없으면 기업도 존재할 수 없듯, 팬들의 신뢰가 없다면 스타 역시 존재할 수 없다.

어쨌든 이제 비스트는 팀을 재정비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고, 장현승은 인기 그룹이라는 둥지를 떠나 자신의 활동을 스스로 책임져야 할 솔로 가수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십수 년 대기업 월급쟁이를 하다가 독립해서 혼자 사업을 벌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듯, 솔로 활동 역시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별 탈 없이 모범적으로 활동을 이어왔던 기존 솔로 가수들도 생존이 쉽지 않은 요즘,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장현승'이라는 브랜드는 과연 성공적으로 가요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분명한 점은 신뢰의 회복 없이 최근 그가 보여준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 성적표는 뻔한 결과물이 될 공산이크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비스트 장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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