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전투트럭을 몰고 임모탄으로부터 도망치는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 패거리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실종된 한국사회에 무거운 시사점을 던져준다. 맥스와 퓨리오사를 뒤쫓는 악역 임모탄 조를 통해서다. 핵전쟁으로 황폐해진 땅에서 지하수를 장악한 그는 시타델의 지배자로 군림한다.
어느덧 육체는 쇠했지만 욕망과 열정 만큼은 여전한 임모탄은 도시의 모든 것을 직접 관장하는 막강한 독재자다. 그의 힘은 세뇌와 복종으로 강화되며 도시에 물과 기름, 무기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권력을 뒷받침한다.
사회의 모든 재화를 독점하고 구성원의 자유를 박탈하는 임모탄은 전형적인 고대 야경국가의 지배자로 비춰진다. 그것도 매우 폭압적인. 영화는 그가 젊고 예쁜 여성을 구속해 성적으로 착취한다거나 청년들을 세뇌해 워보이라 불리는 전사로 길러내는 모습을 통해 임모탄을 끔찍한 지배자로 그려낸다.
세뇌된 채 길러지는 워보이, 철저하게 감시당하며 지배자의 아이를 낳는 미녀들과 젖을 짜는 기계로 살아가는 여인들, 임모탄이 뿌리는 지하수를 받기 위해 거렁뱅이 꼴로 모여드는 하층민들까지 시타델은 철저히 계급화된 고대 사회와 다르지 않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조지 밀러 감독과 대화하는 샤를리즈 테론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하지만 영화를 보며 임모탄을 욕하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몇가지 있다. <매드맥스>의 배경이 되는 세상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폭력적이며 시타델의 피지배자들이 사회의 존립과 안전에 이렇다 할 기여를 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타델의 질서와 안전은 전적으로 임모탄이란 강력한 지도자에 의해 지켜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러한 사실을 전제하고 영화를 보면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임모탄의 죄를 묻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하는 의문이 든다. 주지하다시피 역사란 점진적으로 진보하는 것이 아니던가. 영화의 주인공이라 볼 수 있는 맥스와 퓨리오사를 특별히 위대한 인간이라 보기 어려운 것처럼 임모탄 역시 만악의 근원은 아닐지도 모른다.
적어도 임모탄은 시타델이 봉착한 위기의 순간마다 앞장서 맞섰고 그건 그의 맏아들 릭투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들을 이 시대의 지도자들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겠으나 이토록 폭압적인 악당으로부터 우리사회의 지도자가 갖추지 못한 덕목을 보았음은 뼈아픈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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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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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 맥스4' 임모탄이 실천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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