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자본의 올바르지 않은 태도와 닮은 타워팰리스 사장
더타워픽쳐스
완전히 다른 영화이긴 하지만 이 영화보다 한 주 전에 개봉한 <반창꼬>와 비교하면 이 영화가 가지는 문제점을 더 극명하게 알 수 있다. <반창꼬>는 강일(고수)과 미수(한효주)의 로맨스를 다루고 있지만 그 속에는 소방관들의 삶이 내밀하게 그려져 있다. 고난한 소방관들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하루하루 '이겨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위험한 생을 사는데, <반창꼬>는 '강일'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그들의 삶을 밀착하여 포착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직업상 현실의 문제점을 끄집어낸다.
<타워> 역시 강일과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소방대장 '영기'가 대표적인 인물인데 그는 거의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로 자신에게 주어진 직업을 남을 위한 삶을 사는 데 집중해서 헌신한다. 뿐만 아니라 그를 따르는 소방대원 역시 고난하지만 의무감을 가지고 일을 하는 인물들이다. 이들의 이야기에 영화가 더 집중하고 할애했다면 이보다는 더 괜찮은 작품이 나왔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욕심을 조금이라도 버렸어야 했다. 영화가 가지는 이야기의 문제점이 크게 느껴지기 때문에 과감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한 CG의 기술적 성과가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 영화에 쏟아부은 거대 자본은 블럭버스터 영화가 소규모 영화를,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잡아먹는 형국과 맞물려서, 그 돈이 옳게 사용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이런 작품을 투자한 대기업에서 1~2억 원짜리 작은 영화에 투자한다면 이보다 더 창의적이고 질 좋은 작품을 관객들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더불어 김상경, 손예진, 설경구, 안성기라는 걸출한 배우들이 이런 영화로 인해 그들의 능력이 소비되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들 입장에서 작은 규모의 영화보다 거대 자본이 투자된 이러한 상업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인지도 면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애정으로 바라보았던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영화들을 만났을 때 그들의 선택이 안타까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은 영화를 연출한 김지훈이라는 감독의 책임만으로 돌릴 수는 없다. 그 영화에 거대 자본을 투자한 대기업의 선택이 더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분명 관객들은 그것이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이었다는 것을 일깨워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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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전주국제영화제 관객평론가
2008 시네마디지털서울 관객심사단
2009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관객심사단
2010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가
2022~ 유네스코 세계시민교육 중앙연구회 에듀무비공작소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