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놀러와 마지막회의 한 장면
mbc
시청률이 안 나오는 프로그램에 대해서 과감한 폐지 결정을 내리는 것은 방송사가 마땅히 지향해야 하는 지점 중 하나다. 상업논리가 지배하는 방송가에서 한 회를 제작하는 데 수억이 드는 프로, 그것도 유재석이라는 톱 진행자의 손에 맡겨진 프로그램이 이름값을 하지 못할 때 그런 결정은 더욱 쉬워진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정말 <놀러와>에 회생의 여지가 없었느냐 하는 것이다. <놀러와>에서 새 코너를 선보인 지 아직 한 달의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물론 이 코너의 문제점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놀러와>는 정체하지 않았고 변화에 몸부림쳤다.
시청자들이 <놀러와>의 폐지 반대 서명에 동참하고 시청자 게시판에 적극 폐지를 막으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이런 <놀러와> 속 움직임의 가능성을 알아봤기 때문이었다. 정녕 <놀러와>에 아무런 흥미조차 남아있지 않았다면 <놀러와>에 보이는 미련조차 언감생심이었을 것이다. MBC는 <놀러와>에 이어 시트콤 <엄마가 뭐길래>마저 조기 종영을 결정했고 결국 마지막 회를 내보냈다. <놀러와>와 너무 비슷한 수순으로 종영되는 이 프로그램이 안타까운 이유는 그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과 출연하는 연예인, 그리고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청률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시청률만이 전부인 방송을 독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KBS의 <드라마 스페셜>이 저조한 시청률에도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새로운 작가와 PD의 등용문이라는 순기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방송국은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로그램만을 선별해 내보내는 기관이 아니다. 그 시청률을 위해 참혹한 전쟁을 벌인다고는 하나 그 프로그램 안에서 다양한 문화를 창출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며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 무엇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MBC가 <베스트 극장>을 없애고 해외의 드라마 페스티벌에서 수상한 <늪>같은 단막극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시청률 논리로 조기 종영을 시켰다면 <추적자>같은 작품도 제대로 끝을 맺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