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찌질남의 이야기 <고등어, 테니스장에 가다>
인디포럼
고등어와 테니스장. 정말 어울리지 않는, 아니, 연관성을 전혀 찾을 수 없는 단어들이다. 임철빈 감독의 <고등어 테니스장에 가다>의 주인공 또한 테니스장 안의 고등어처럼 세상과 뭔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컴퓨터 출장수리로 생계를 잇지만 손님의 만원 짜리 지폐를 몰래 훔치고, 우유 주머니 속 우유를 훔쳐먹으며 다방 아가씨의 가슴을 몰래 만지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찌질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그에게도 꿈이 있었고 사랑하는 여인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좋아하는 일은 '돈이 되지 않는 일'이다. 그는 테니스장에서 혼자 엉성하게 테니스를 친다. 그리고 하수구에 버려진 고등어를 보며 자신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상에 어울리지 못한 채 꿈도 없이 주변인으로 살아야하는 30대 중반 남자의 한숨이 묻어나기에 쉽게 웃고 넘어가기 어려운 코미디가 <고등어 테니스장에 가다>다.
직업이 있다. 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돈의 노예가 되어버린 주인공 속에서 꿈을 잃고 어느덧 쳇바퀴 속 다람쥐가 된 우리를 발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아따~ 쿨', 아들과 아버지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