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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장단의 여유만만 이유

현실적으로 그들을 대신할 기업들은 없다?

00.12.29 12:27최종업데이트00.12.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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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사장단과 단장들이 기존의 선수협 불인정에 대해 서로간 재차 확인하는 모임을 가졌다. 200명이 넘는 선수들이 선수협의회에 가담했다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너무나도 여유 있는 모습들이다.

프로야구를 안 하겠다는 구단들의 압박성 발언에 선수협의회는 방출선수를 다시 복귀시킬 때까지 단체훈련을 거부한다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제 서로간의 타협은 이루어질지 않을 것 같다. 폭주기관차를 연상시키는 서로를 향한 돌진은, 만약 부딪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끔찍하기만 하다.

모양새가 좋지 못하더라도 하루 빨리 제 3자가 개입하여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말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바로 우리나라에서 20년째 뿌리를 내리고 있는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에도, 이렇다할 반응도 내지 않는 구단들의 태도이다. 선수들의 결사적인 저항에 처음엔 다소 당황했지만, 이제는 그런 당황스러움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이런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프로야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우리나라에 몇 개 없는 재벌 그룹들이다. 그들이 만약 어떠한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회사사정을 들어 프로야구단을 포기한다면, 그들 외의 어떤 기업이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야구단을 인수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볼 수 있다.

예전에도 삼미, 태평양, MBC, 쌍방울 등이 재정적인 사정으로 프로야구단을 포기하고 이를 대기업들에게 넘겨준 사례가 있다.

하지만 현재의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해 볼때 그들은 이제 구단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기업체들이 얼마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프로야구단을 포기하면 그들에게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당연히 실업자가 될 것이고, 이러한 위기 의식은 자연히 선수협의 결속을 외해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론의 힘이 세더라도, 경제적인 상황으로 국민들이 출자하여 만들 수 있는 시민구단의 탄생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면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동안 우리들이 가져왔던 야구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들은 어디로 사라질까? 원로 야구인들과 문화관광부는 왜 아무런 움직임도 없을까? 답답하기만 하다.

마주달리는 기관차가 아닌 함께 앞을 보고 달리는 구단과 선수협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2000-12-29 12:27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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