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로 만든 <아메리칸 셰프>는 제작비의 4배가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주)영화사 진진
감독과 배우 다 되는 만능 재주꾼
1992년 배우로 먼저 데뷔한 패브로 감독은 1990년대 중반부터 각본가 활동을 겸하며 더그 라이먼 감독의 초기작 <스윙어즈> 각본을 썼다. 2000년까지 배우와 각본가로 활동하던 패브로는 2001년 <메이드>를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고 2003년에는 윌 페렐과 주이 디샤넬 주연의 <엘프>를 연출했다. <엘프>는 3300만 달러의 제작비로 2억2800만 달러의 성적을 올리며 패브로 감독의 첫 번째 흥행작이 됐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패브로 감독은 2005년 아역 시절의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출연했던 <쥬만지>의 스핀오프 영화 <자투라: 스페이스 어드벤처>를 차기작을 선보였지만 딱 제작비 만큼의 수익 밖에 거두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패브로 감독은 <자투라>의 아쉬움을 2008년 한 슈퍼히어로 영화를 연출하면서 한 번에 날려 버렸다. 바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신화의 시작을 알린 영화 <아이언맨>이었다.
패브로 감독은 주인공 토니 스타크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긴밀한 논의를 거쳐 기존 각본을 대폭 수정해 영화를 완성했다. 그리고 <아이언맨>은 1억 4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5억 85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하면서 MCU의 순조로운 출발을 세상에 알렸다. 패브로 감독은 2010년에 개봉한 <아이언맨2>에서도 연출을 맡았을 뿐 아니라 전편에 비해 비중이 커진 토니 스타크의 경호원 해피 호건 역할도 잘 소화했다.
하지만 <아이언맨2>부터 시작된 마블 스튜디오의 지나친 간섭에 염증을 느낀 패브로 감독은 <아이언맨3> 연출을 포기하고 2014년 연출과 각본, 주연, 제작을 모두 맡은 작은 규모의 영화 <아메리칸 셰프>를 만들었다. <아이언맨>의 10%도 채 되지 않는 11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아메리칸 셰프>는 4800만 달러의 쏠쏠한 흥행성적을 올렸다. <아이언맨> 같은 블록버스터 뿐 아니라 작은 영화도 잘 만드는 감독임을 증명한 셈이다.
2016년 디즈니 실사영화 <정글북>을 통해 9억6600만 달러라는 흥행성적을 이끈 패브로 감독은 2019년 또 다시 디즈니 실사 영화 <라이온 킹>을 연출했다. 2억6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라이온 킹>은 무려 16억6300만 달러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올렸다. 패브로 감독은 <라이온 킹>을 만드는 와중에도 해피 호건 역으로 꾸준히 MCU 영화에 출연했고 2018년에는 <한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토비아스 범죄팀의 리오 듀란트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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