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스틸컷
와이드 릴리즈
관객 흥미 불러일으키는 극적 도입
사토 신스케에게 <킹덤> 시리즈는 숙명과도 같은 작업이다. 그는 직접 기획부터 각본 작업에 참여한 건 물론, 영화의 세부요소까지 관장하며 시리즈를 반드시 성공케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 결과가 첫 작품 <킹덤>에서 바로 드러난다. 캐스팅부터가 당대 일본 최고의 스타들을 아우르고, CG기술 또한 중화 대륙에서 펼쳐지는 일대 격전을 살려내기에 큰 부족함이 없다. 그 규모에 있어 이제껏 있었던 일본 사극 가운데서도 최상단에 오를 만한 작품으로, 첫 편을 원작 도입부를 그리는 정도에서 만족할 만큼 장기 프로젝트로 이어갈 의지를 표명했다.
표의 죽음에 얽힌 사연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소년 신,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도리어 천하에 발을 내딛게 된 그의 시작이 호쾌하게 그려진다. <킹덤> 시리즈 초반부 가장 인상적인 인물이라 해도 좋을 장군 왕기(오오사와 타카오 분) 또한 인상적으로 등장하며, 당대의 시대적 배경부터 개별 인물의 성격, 각자의 관계까지를 튼실하게 풀어나간다. 탄탄한 원작이 있어 가능한 일이지만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서 적절한 선택을 거듭한 감독 사토 신스케의 역량이 돋보였다 하겠다. 이를 보다 보면 작품을 감수한 하라 야스히사가 어째서 각본이 훌륭하다 칭찬했는지 알 만도 하다.
다만 칼과 창, 활을 들고 나누는 액션 연출에선 부족함이 엿보인다. CG 활용이나 배우들의 연기, 드라마에선 다소 아쉬운 점이 있어도 대체로는 출중한 부분이 적지 않지만, 대규모 격전 과정에서 주변부 엑스트라가 격렬한 액션 대신 장난을 치는 듯한 몸짓을 보인다거나 주요한 장면임에도 흉내만 내는 듯한 장면이 눈에 띄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액션 연기에 익숙지 않은 배우가 대거 포진한 상황에 더해, 만화적 액션을 실사로 구현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 또 고대 중국에서 활용해 온 병장기를 다루는 법 등 현실적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토 신스케가 후속편에서, 특히 곧 개봉할 작품으로 규모 있는 액션이 등장하게 될 4편에서 이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느냐에 따라 시리즈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갈릴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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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