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순
안테나
DJ 이상순의 매력은 게스트가 함께할 때다. 두 번째 방송에서 '반쪽' 이효리와 함께할 때에도, '출발! 비디오 여행'을 오랫동안 진행한 김초롱 아나운서와 영화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도 목소리 데시벨이 많이 오르지 않는다. 도리어 함께하는 상대의 목소리가 분위기에 취해 점점 커지는 것을 들으며 괜히 또 웃음이 난다.
고정 게스트가 함께하는 주간 코너는 두 개.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깊이 나눌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었는데, 수요일에는 록 밴드 마이 엔트 메리의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정순용(토마스 쿡)과 함께 'X세대'의 음악과 에피소드를 나누는 시간이, 토요일에는 조아름 음악작가와 함께하는 '이주의 노래'가 편성되었다.
두 주간 코너 모두 음악을 주제로 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나아가 음악 프로그램으로서의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가 가지는 정체성을 나타낸 셈이기도 하다. 실제로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에서는 라디오에서 자주 듣기 힘든 인디 밴드의 음악이나 최근 라디오에서 통 듣기 어려웠던 노래들도 자주 들려온다.
그런 선곡과 어느 때보다도 잘 어울리는 것이 이상순의 목소리와 말이다. 비록 방송에 출연했던 이효리도, 정재형도 "라디오는 목소리가 커야 한다, 늘 일정하면, 다운되어있으면 안 된다"라며 조언하지만, 어쩌면 그의 목소리와 이야기가 '이상순표 라디오'에 가장 어울리는 화룡정점인 셈이다.
물론 그는 '공부해야 하는데 졸리다'는 초등학생 청취자에게 "여기에 있으면 더 졸릴 것"이라며 다른 채널로 돌리기를 권하는, 특히 요즘 파이가 부쩍 작아진 라디오를 생각하면 상상도 못할 이야기를 꺼내는 엉뚱함도 있다. 동시에 이 시간대 시끌벅적하지 않은 라디오를 찾길 원했던 청취자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매력이 크다.
외근이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은 직장인에게도, 바쁜 일을 미리 끝내고 커피 한 잔과 함께 라디오를 켠 청취자에게도,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는 프로그램 말대로 부대끼지 않는 편안하고 완벽한 오후, 나아가 하루를 만들어주는 셈.
'완벽한 하루 이상순입니다'가 시끌벅적한 도심 한복판 공원과 같은 잔잔하고 편안함을 오랫동안 가져다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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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를 찾으면 하나의 심장이 뛰고, 스포츠의 감동적인 모습에 또 하나의 심장이 뛰는 사람. 철도부터 도로, 컬링, 럭비, 그리고 수많은 종목들... 과분한 것을 알면서도 현장의 즐거움을 알기에 양쪽 손에 모두 쥐고 싶어하는, 여전히 '라디오 스타'를 꿈꾸는 욕심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