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포스터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믿기 힘든 실화, 소설을 거쳐 영화로
그러나 사건은 참담하게 흘러갔다. 언론은 이 놀랄만한 사건을 크게 다루지 않았고, 재판에서 포스데이타 측이 승소했음에도 사업권은 삼성SDS 측에 유리하게 돌아갔다. 2007년 삼성SDS 중심의 컨소시엄은 수도권과 충청, 경북을, 포스데이타 측은 강원과 호남, 경남 일대 사업을 가져갔다. 부정의 정황이 입증됐음에도 향후 사업운영에 별 차질을 빚지 않은 건 물론, 경기와 충청 등 알짜배기를 챙겨간 것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쓰지 않은 이가 없다 해도 좋을 하이패스 사업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이 이야기가 20년 가까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 영화로 만들어졌다. 해외였다면 일찌감치 판권을 사 'based on true story'가 붙을 만한 소재임에도, 기업의 실명을 감춘 채로 '만전'이란 가상의 업체로 이야기를 꾸민 점이 민망하게 다가오지만 말이다.
<댓글부대>는 실화 바탕 작품으로 제 문학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장강명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2024년 작 작품이다. 화제성 있는 유튜브 채널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참패했으나 한국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작품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특히 언론의 타락, 가짜뉴스의 범람, 정부와 기업 차원의 여론조작 시도가 수차례 논란이 돼 왔던 한국의 현실에서 이를 지적하는 작품이란 점이 영화를 달리 보게 했다.
감독은 2015년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주목받은 안국진이다. 최근 몇 년 간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배우라 해도 좋을 손석구가 주연을 맡았고, 김성철, 김동휘, 홍경 등 아직 널리 알려지진 못했으나 가능성이 충만한 젊은 배우들을 선발해 출연토록 했다. 한국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 가운데 흥행한 사례가 얼마 되지 않음에도 한국 작품의 영화화를 선택한 점도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