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 <와일드 로봇>의 한 장면.
UPI 코리아
한편 로즈는 머리로만 생각하고 행동한다. 프로그래밍된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반면 야생은 본능으로만 움직인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프로그래밍된다고 할까. 그러니 이성과 감정은 시시때때로 부딪히고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며 괄시하기도 하고 멀리하기도 한다. 그들 모두를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트리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영화의 핵심이 바로 조화에 있다. 영화를 이루는 거의 모든 면들이 서로 '대립'하는 와중에, 심지어 주배경인 야생조차도 대립하고 반목하는 와중에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이채롭다. 로봇으로 대변되는 인간과 야생의 대립과 반목 또는 인간 세상 내의 대립과 반목이 거의 나오지 않는 이유가 있을 테다.
로즈가 스스로를 '와일드 로봇'이라며 천명하며 야생에 남아 살아간다고 해서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공장이 아닌 야생을 집이자 고향이자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확신했다고 해도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삶은 계속 이어질텐데 삶이란 불확실성이 담보된 형태가 아니던가. 아무렴 야생은 어떨까. 그래서 로즈와 야생 친구들을 응원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冊으로 策하다. 책으로 일을 꾸미거나 꾀하다. 책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습니다. 책에 관련된 어떤 거라도 환영해요^^ 영화는 더 환영하구요. singenv@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