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일대스틸컷
부산국제영화제
급성장한 중국이 얻은 것과 잃은 것
중국의 성장 이면엔 수많은 내부적 문제가 자리한다. 제조업 기반 산업구조에서 대외경쟁력을 떠받친 근간은 농민공이라 불리는 이주노동자들이었다. 농촌 출신의 농민공들의 열악한 임금은 그대로 도시와 농촌, 또 부자와 빈자 사이의 심각한 격차로 이어졌다. 중국은 소득불평등을 측정하는 가장 효과적인 통계인 지니계수에서도 세계 최고수준의 수치를 받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 조사에선 당혹스러울 만큼 높은 추정치가 나와 충격을 던질 때도 잦다. 대외이미지와 국내소요를 우려해 중국 정부가 지니계수를 조작해 조사하고 발표한다는 얘기까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다.
그럼에도 오늘의 중국이 한 해 한 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은 기록할 만하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가 된다는 뜻의 상전벽해, 또 전과 완전히 달라져 눈을 씻고 보아야 한다는 괄목상대가 중국을 나타내는 가장 적절한 사자성어로 떠오를 지경이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세계의 하청공장에서 첨단산업과 서비스업을 망라하는 신산업 모델로, 중국은 그야말로 발빠르게 변신했다. 근 몇 년 만에 중국 전토가 최첨단 철도망으로 연결됐고 러시아와 동남아시아, 인도와 서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신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부상할 준비를 마쳤다. 그조차 부족하여 반도체와 블록체인, 에너지 산업에 이르기까지 향후 세계 패권을 좌우할 기술경쟁에서도 미국에 좀처럼 밀려나지 않고 있다. 중국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다른 나라다.
중국의 변화를 나라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기술은 그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세계관, 또 문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급변하는 세태에 적응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도태되어 나가떨어지는 이도 적지 않을 게 분명한 노릇이다. 적응하는 이도, 떨어져나가는 이도 모두가 인간이라면 그들에게 각자 다르게 미친 영향을 기록할 필요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불행히도 문화며 예술 또한 승자에게 기울기 십상이어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다면 그를 충실히 해내지는 못할 것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