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MBC
- (방송에 나온) 한명훈(가명)씨는 재판에서 승소했죠. 그런데 변호사가 공탁금을 가로챈 거죠?
"맞습니다. 원래는 1심이 끝나고 사건 관련된 공탁금을 찾아갈 수 있어요. 그런데 변호사가 공탁금을 찾아가 놓고 2년 동안이나 속인 거죠."
- 변호사가 거짓말한다는 게 쉽게 이해 안 가요.
"저희도 취재하면서 변호사들이 의뢰인을 속이는 걸 이해할 수 없었어요. 사실 변호사라는 직업 자체가 사회적으로 워낙 존경과 신임받는 직책이잖아요. 업무의 전문성도 뚜렷해서 사실 본인이 원한다고 한다면 적당한 수임료 받고 사건을 수임해서 살아갈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왜 의뢰인을 속여서 업무는 태만하게 하고 공탁금을 갈취했는지 모르겠어요. 그 부분이 납득하기 힘들었어요."
-(방송을 보니) 이 아무개 변호사는 재판에도 불성실했던 거 같아요.
"맞습니다. 이 변호사가 실질적으로 재판을 어떤 식으로 진행하는지 법원에 한 번 나가봤죠. 그런데 이 변호사가 늦어서 출석 못 했더라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왜 피해자를 기만했는지 등 꼭 묻고 싶었어요. 하지만 매번 '번아웃' 이야기를 하거나 돈이 필요했다고 이야기해서 황당했죠."
- 진 아무개 변호사의 이야기도 나오던데, 이분은 법을 이용한 거 같더라고요.
"맞아요. 진 아무개 변호사는 법의 구멍을 잘 이용하시는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본인이 법률 서비스 플랫폼으로 다수의 의뢰를 받는데, 의뢰하는 사건과 관련해 자신이 조금이라도 일을 하면 사기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엉터리지만 조금이라도 일 한 거 같아요."
- 진 아무개 변호사는 주로 법률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해 사건을 수임했나요.
"그렇더라고요. 피해자는 모두 법률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진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긴 사람들이었어요. 방송에 소개된 피해자 말고도 다른 피해자도 만났는데, 이분들 중 변호사님의 얼굴을 실제로 보신 분은 없더라고요. SNS로만 소통한 거죠. 변호사 얼굴도 못 보고 이런 일을 당하는 피해 케이스들이 상당했습니다."
- 변협이 문제 되는 변호사를 징계하는 곳이잖아요. 그런데 징계위원회 구성에 외부인은 1명뿐이더라고요.
"변협 징계위원회는 판사 1명, 검사 1명, 변호사 3명, 법학전문대학원 3명, 논설위원 1명으로 구성되더라고요. 이 중 적극적으로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은 논설위원 한 분이었어요. 이게 사법 절차에 준하는 징계니까 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들어가야 되는 건 맞죠. 그런데 의뢰인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피해 상황을 정확하게 대변해 줄 수 있는 사람의 수가 너무 부족해 보였습니다."
- 변협에서는 뭐라고 하던가요.
"변협 측에 꾸준히 공문을 보내고 인터뷰 요청을 했는데, 거절하더라고요. 그래서 변협의 입장을 구체적으로 반영할 수 없었어요. 다만 공문을 보내와 방송에 반영했습니다."
- 취재할 때 어려운 점은 뭐였나요.
"변호사를 상대로 취재하니 아무래도 극도로 긴장했죠. 아주 작은 사실 관계도 틀리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극도로 예민했죠. 그렇게 질의서도 작성하고 취재하려고 노력했어요. 생각보다 여러분들이 변협의 문제점에 공감하는데, 외려 이를 지적해 줄 법 관련 전문가들을 찾는 게 어려웠어요."
- 취재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사실 '불량 변호사'의 수가 꽤 된다는 게 놀라웠고요. 또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젊은 변호사도 많았어요. 변협을 통한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이런 불량 변호사들이 걸러지지 않을까요. 그게 의뢰인들만 보호하는 게 아니라 성실히 일하는 다른 변호사들도 보호하는 방법이잖아요. 이를 조정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이 변협에 있는 거고요. 매년 1500명 이상의 신입 변호사가 배출되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불량 변호사가 늘어난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불량 변호사'는 소수고 많은 변호사는 성실하고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더 변협이 관련 문제를 방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