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9회초 2사 2루 LG 신민재 타석 때 교체투입된 삼성 투수 김재윤이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우완 레예스도 KBO리그에 진출하는 여느 외국인 투수들처럼 빅리그 경력은 12경기2패6.26으로 초라한 수준이다. 삼성과 계약할 때도 총액 80만 달러로 신규 외국인 선수의 몸값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꽉 채운 코너 시볼드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원태인이라는 토종 에이스가 있는 삼성으로서는 레예스가 최대 2선발, 최소 3선발 정도의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레예스는 올 시즌 26경기에 등판해 11승4패3.81의 성적으로 원태인, 코너와 함께 삼성의 선발 트로이카로 활약했다. 하지만 승수에서는 원태인, 투구 내용에서는 코너에게 뒤지면서 삼성의 '원투펀치'로 인정받진 못했다. 무엇보다 전반기 7승3패3.40이었던 성적이 후반기 4승1패4.56으로 떨어지면서 팬들을 실망 시켰고 198cm, 113kg의 체격과 달리 맞춰 잡는 유형의 투구 내용도 보는 맛이 떨어졌다.
그렇게 가을 야구에서도 3선발로 활약할 것이 유력했던 레예스는 플레이오프가 다가오면서 뜻밖의 소식을 접했다. 플레이오프 1선발이 유력했던 코너가 광배근 부상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 베테랑 좌완 백정현마저 부상을 당한 삼성은 믿을 만한 선발투수가 레예스와 원태인 밖에 남지 않았고 박진만 감독은 장고 끝에 1차전 선발로 다승왕 원태인 대신 후반기에 부진했던 레예스를 낙점했다.
삼성팬들 사이에서는 위험한 선택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다. 레예스는 4회 오지환에게 허용한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LG 타자들에게 단 하나의 적시타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20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냈다. 삼진은 단 한 개에 불과했지만 시속 149km의 빠른 공을 비롯해 커터,체인지업,슬라이더,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면서 LG타선을 영리하게 요리했다.
1차전에서 3번째 투수로 등판해 8개의 공을 던진 좌완 이승현이 2차전에서도 불펜으로 등판하면 삼성은 3차전에서 프로 통산 2승에 불과한 신예 황동재를 선발로 써야 한다. 그리고 시리즈가 4차전까지 이어진다면 3일을 쉰 레예스가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올 확률이 높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1차전의 눈부신 호투를 통해 정규리그 3선발이었던 레예스가 삼성의 '가을 에이스'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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