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은은 현대건설과 정관장을 제외한 5개 구단의 유니폼을 가지고 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V리그 출범 전까지만 해도 배구선수, 특히 세터들은 데뷔했던 팀에서 은퇴를 하는 것이 당연했다. 2000년대 초반 국가대표 세터로 활약했던 강혜미가 1992년 선경 인더스트리에 입단했다가 1998년 현대건설로 한 차례 팀을 옮겼지만 당시엔 'IMF 금융위기로 인한 구단해체'라는 특수 상황이 있었다. 하지만 V리그 출범 후에는 FA와 트레이드 등을 통해 세터들도 팀을 옮기는 경우가 제법 많아졌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염혜선 세터(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정관장이 어느덧 4번째 구단이 됐다. 2008-2009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에 입단한 염혜선은 현대건설에서 두 번의 챔프전 우승과 함께 네 시즌 연속 V리그 세터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염혜선은 2016-2017 시즌 종료 후 FA자격을 얻어 IBK기업은행 알토스로 이적했다.
염혜선은 기업은행에서 두 시즌 동안 뛰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2019년 FA 표승주의 보상선수로 GS칼텍스 KIXX에 지명됐다. 하지만 염혜선은 다시 한 달 후 한수지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정관장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정관장은 이재은 세터(대구시청)의 은퇴로 새로운 새로운 주전 세터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염혜선은 2019-2020 시즌부터 5시즌 연속으로 정관장의 주전 세터로 활약했다.
지난 6월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에 새 둥지를 튼 이원정 세터 역시 만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벌써 네 팀을 옮겨 다니면서 많은 이적을 경험하고 있다. 2017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에 입단해 루키 시즌부터 우승을 경험한 이원정 세터는 2020년 5월 유서연과 함께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로 이적해 이적 첫 시즌에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됐다(당시 GS칼텍스는 '트레블'을 차지했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안혜진, 김지원에 밀려 출전 기회가 줄어들던 이원정 세터는 2022년 12월 지명권 트레이드를 통해 흥국생명으로 팀을 옮겼다. 이원정은 흥국생명에서 두 시즌 연속 주전 세터로 활약했지만 두 번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그리고 지난 6월 이원정은 자신보다 더 많은 이적 스토리를 가진 선수와 또 한 번 트레이드됐다. 만 29세의 나이에 어느덧 5개의 유니폼을 수집(?)하게 된 이고은이다.
이적 7번으로 유니폼 5개 수집한 이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