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커버넌트>의 한 장면.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의 원제는 'Guy Ritchie's The Covenant'인데 해석해 보면 '가이 리치의 약속'이라는 뜻이다. 영화 외적으로 감독이 관객에게 말하고 있는 것도 같다. 마치 '내가 제대로 된 영화를 만들게'라고 말한 약속을 지키려는 듯 하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정말 잘 만들어졌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부조리함과 현실감 넘치는 전쟁 상황을 잘 표현했다. 후반부에선 보다 개인에 천착해 감정을 잘 들여다봤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그래서인지 전체적으로 리얼리티가 상당하다. 전쟁은 20세기까지의 전유물인 줄 알았건만, 여전히 전쟁은 터지고 사람들은 수시로 다치고 죽는다. 그럼에도 영화는 리얼리티를 딱 필요한 만큼만 사용한다.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전쟁 영화지만 휴머니티 드라마를 지향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아메드라면, 피붙이도 아니고 그렇다고 몇 년 동안 함께 사선을 넘어온 전우도 아닌 이를 목숨 걸고 구할 수 있을까. 내가 존이라면, 현지에서 배신자이자 반역자로 낙인찍혀 도망 다니는 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설령 그가 내 목숨을 구한 사람이라도 그렇다. 네가 나를 때렸다고 무조건 나도 너를 때리지 않는 것처럼, 네가 나를 구했다고 나도 너를 구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은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고 긴장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감동적으로 그려내는 것이 감독의 몫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완벽하다. 작정하고 이 삼박자의 조화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