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영화 생태계를 위한 영화제 정책 토론회' 현장.
한국독립영화협회
국고 지원을 받지 못한 채 크게 예산이 줄었음에도 영화제를 이어가야 했던 상황에 대해 이승우 대구독립단편영화제 사무국장은 "한번 줄이면 다시 그 영화제를 이어가기 어렵기에 인건비나 운영비를 줄여가면서도 상영 규모를 줄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국장은 "1년에 1300편 이상의 단편영화와 150편 이상의 장편이 만들어지는데 극장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이 영화들을 영화제들이 다 소화한다"고 지역 및 주요 영화제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지훈 무주산골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무주 인구가 2만 3천명인데 영화제 기간에만 3만 5천명이 찾는다. 지역 주민을 위한 축제이기 보다 20, 30대 젊은 외지 관객들이 찾아주길 바라며 방향을 만든 영화제"라며 "이런 활기에 무주 군민들도 덩달아 관심갖고 어르신들도 사람 구경하러 영화제를 오는 등 군민 참여가 자연스럽게 늘었다.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100억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올해 있었다"고 밝혔다.
공통적으로 영화제 측은 현 정부의 예산 삭감이나 조정이 충분한 근거나 설명 없이 진행됐음을 지적했다.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국내에 영화제가 너무 많다는 게 삭감의 표면적 이유였다"라며 "국내 영화제들이 150개에서 200개 정도로 추산되는데 FIAPF(국제영화제작자연맹)에서도 인정한 영화제의 산업 자산적 의미를 정부가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사무국장 또한 "영비법에도 지역영화발전이라는 근거가 있다. 정부는 지방보조금을 받으면 된다는 데 조례가 없는 이상 영화제가 지방보조금을 받는 자체가 힘들다"며 "기획재정부 입장은 지역 문화 재단이나 영상위원회에서 배정받으라는 건데 그 기관들의 지원 항목엔 영화는 아예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제도적 허점을 지적했다. 조지훈 부집행위원장은 "(경제적 효과가 있음에도) 국고 지원을 받지 못하니 오는 사람들을 줄여야 하나 걱정"이라며 "국고 지원을 받으면 지자체 지원을 받는 데에 주요하게 작용한다. 중앙정보 돈이 빠지면 순차적으로 지역 예산 지원도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내 주요 영화제 중 하나인 전주국제영화제 김성준 콘텐츠사업실장은 영화인들의 네트워킹 마련과 독립예술영화의 최후 보루 역할을 영화제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전주영화제가 출범한 2000년 당시 전통의 도시 이미지가 강했던 전주에 문화산업진흥원, 영상위원회, 영화제작소 등이 생기며 디지털 문화 도시로 탈바꿈하게 됐다"며 "전주영화제가 제작하고 지원한 영화 중 베를린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 국제적 성과도 있다. 국고 지원이 없다면 지자체 필요에 따라 영화제 성격 자체가 크게 퇴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