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가 유럽리그에 진출하면서 KB는 2024-2025 시즌 강이슬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야 한다.
한국여자농구연맹
농구대잔치 시절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며 삼성생명과 함께 여자농구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군림하던 KB(구 국민은행)는 WKBL이 출범한 이후 26번의 시즌 동안 한 번도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정선민과 신정자, 변연하(BNK 썸 수석코치) 같은 여자농구의 레전드들이 KB를 거쳐 갔지만 KB는 2015-2016 시즌까지 준우승만 5번 기록했을 뿐 한 번도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렇게 우승에 한이 맺혀가던 KB에게 2016-2017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 줄기 희망의 빛이 찾아왔다. 분당 경영고 2학년 시절부터 성인 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한 WKBL 역대 최고의 '슈퍼 루키' 박지수(갈라타사라이 SK)가 KB의 지명을 받은 것이다. 당시 KB를 이끌던 안덕수 감독(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박지수 지명 후 취재진과 학부모들에게 큰절을 올린 것은 결코 '오버액션'이 아니었다.
KB에 입단하자마자 첫 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박지수는 2017-2018 시즌 KB를 챔피언 결정전으로 이끌었고 3년 차 시즌이던 2018-2019 시즌에는 역대 최연소 MVP와 함께 KB의 챔프전 우승을 견인했다. 26번의 시즌 동안 그 어떤 감독이나 스타 선수도 해내지 못한 KB의 우승을 박지수가 입단한 후 단 세 시즌 만에 이뤄낸 것이다. 그만큼 '박지수 효과'가 엄청나게 컸다는 뜻이다.
실제로 KB는 박지수와 함께 한 8시즌 동안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챔프전 우승은 2번에 불과했지만 3번의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2017-2018 시즌부터 2023-2024 시즌까지 6번이나 7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실질적으로 같은 기간 WKBL은 우리은행과 KB가 양분했다고 표현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그리고 박지수는 WNBA와 대표팀을 오가면서도 매 시즌 KB의 골 밑을 사수했다.
하지만 박지수는 4번의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후 리그에 무료함을 느꼈다. 실제로 외국인 선수 제도마저 사라진 WKBL에서 박지수가 자신과 대등한 신장을 가진 선수를 상대할 기회는 전혀 없었고 이는 기량의 정체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박지수는 2023-2024 시즌 정규리그 MVP 시상식에서 해외 진출에 대한 포부를 밝혔고 지난 5월 갈라타사라이 SK와 계약하며 튀르키예 리그에 진출했다.
72.7%의 3점슛 성공률로 KB 첫 승 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