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유도 혼성단체전 동메달결정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한국 안바울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섯 멤버 중 다섯 번째 순서로 나와 정규 시간 4분도 모자라 골든 스코어 시간까지 9분 38초가 흘러갈 때까지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안바울이 겨우 2분만에 다시 매트 위에 서서 글자 그대로 골든 스코어를 극적으로 따냈다. 체력은 물론 정신력으로 따낸 동메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순간이었다.
한국 유도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3일(토) 오후 11시 30분 아레나 샹 드 마르스 매트1에서 벌어진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 동메달 결정전 B에서 강팀 독일을 상대로 극적인 4-3 승리를 거두고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혼성 단체 동메달을 목에 거는 새 역사를 썼다.
'안바울'의 골든 스코어
첫 게임에 나선 이준환이 남자 -90kg급으로 나와서 독일의 트리펠에게 모로 돌리기 절반(2분 10초)에 이은 안오금띄기 절반(3분 5초) 기술에 걸리는 바람에 한판패로 어렵게 출발했다.
두 번째 게임에 여자 +70kg급으로 나온 김하윤이 레네 루흐트를 상대로 게임 스코어 1-1 균형을 이뤄냈다. 시작 후 38초만에 허리돌리기 절반 기술에 이은 곁누르기 기술 절반(10초)을 더해 한판승을 거둔 것이다.
우리 유도 대표팀 가장 듬직한 선수 김민종이 나선 세 번째 게임(남자 +90kg급)에서도 에리크 아브라모프를 한판으로 물리쳤다. 2분 45초에 보여준 허벅다리걸기 절반 기술과 3분 55초에 나온 세로누르기 절반 기술을 보탠 것이다.
내친 김에 우리 선수들은 허미미가 나선 여자 -57kg급 네 번째 게임에서도 파울리네 스타르케를 가볍게 한판으로 따돌렸다. 과감한 굳히기를 시도한 허미미가 1분 25초만에 위누르기 기술(20초)을 완벽하게 구사해 얻어낸 값진 성과였다.
바로 다음 게임에 나온 맏형 안바울은 남자 -73kg급 대진으로 이고르 반트케를 만나 정규 시간 4분이 다 지나고 이어진 골든 스코어 상황에서 안오금띄기 절반으로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골든 스코어 시간이 9분 38초가 되어 끝났으니 두 선수의 체력은 바닥난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체 게임 스코어 3-2로 한국이 앞선 상황에서 마지막 여자 -70kg급에 나온 김지수가 미리암 부트케라이트에게 단 35초만에 안오금띄기 한판패로 물러나는 바람에 한국과 독일은 더이상 물러설 곳 없는 3-3 게임 스코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여기서 대회 규정상 추첨을 통해 여섯 명의 체급 중 한 체급을 고르게 되는데 다섯 번째로 나와 골든 스코어 시간 10분이 다 될 때까지 체력을 쏟아부은 '안바울 - 이고르 반트케' 선수들이 당첨되는 바람에 2분 전 게임을 끝내고 땀도 닦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매트 위에 마주서야 했던 것이다.
이 경우는 4분 정규 시간을 맞서는 것이 아니라 골든 스코어 규정이 적용되어 절반 이상의 기술이 명백하게 나오거나 지도 3개를 받아 반칙패(한판)가 선언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었다. 안바울과 이고르 반트케는 숨이 차올라 명백한 공격 기술로 끝내지 못했지만 '지도 3개'라는 변수 앞에 희비가 엇갈리고 말았다.
마지막 골든 스코어가 시작되고 2분 31초만에 반트케가 소극적인 맞잡기로 첫 번째 지도를 받은 것도 모자라 25초 뒤에는 말아업어치기로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안바울도 3분 47초에 소극적인 맞잡기 판정을 받는 바람에 지도 1개가 찍혔지만 5분 25초에 헝가리에서 온 고스츠토니 주심이 게임을 중단시키고는 반트케에게 '공격의도 없음'을 결정내려 세 번째 지도를 줘 안바울의 한판승을 선언했다.
안바울에게는 훨씬 길게 느껴졌을 이번 올림픽 우리 유도 대표팀의 마지막 시간이 그렇게 끝났고 매트 아래에 모여 있던 다섯 명의 동료들도 몰려와 한국 유도 올림픽 도전 역사상 처음으로 따낸 혼성 단체 동메달 감격에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다.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 동메달 결정전 결과]
(8월 3일 토요일 오후 11시 30분, 아레나 샹 드 마르스)
★ 한국 4-3 독일
◇ 선수(게임)별 승패 기록
1게임 : 남자 -90kg급 이준환 한판패(3분 5초) vs 트리펠
2게임 : 여자 +70kg급 김하윤 한판승(51초) vs 레네 루흐트
3게임 : 남자 +90kg급 김민종 한판승(3분 55초) vs 에리크 아브라모프
4게임 : 여자 -57kg급 허미미 한판승(1분 25초) vs 파울리네 스타르케
5게임 : 남자 -73kg급 안바울 한판패(골든 스코어 9분 38초) vs 이고르 반트케
6게임 : 여자 -70kg급 김지수 한판패(35초) vs 미리암 부트케라이트
추첨 후 골든 스코어 게임 : 남자 -73kg급 안바울 한판승(5분 25초, 지도 3개) vs 이고르 반트케☞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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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