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스틸컷
CJ ENM
김용화 느낌 팍팍 나는 재난 블록버스터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은 전형적인 재난 블록버스터다. 이선균이 아니었다면 한국 관객은 이 작품을 다른 이름을 통해 기억했을 테다. 바로 김용화라는 이름이다. 제작과 각본에 모두 참여한 김용화는 널리 알려졌듯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신과 함께> 시리즈로 유명한 인물이다. 두 편의 천만 영화를 비롯해 뚜렷한 흥행작만 네 편을 낸 유력한 영화인으로, 직접 설립한 덱스터 스튜디오는 CG기술에서 한국영화계를 선도한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그런 김용화를 두고 일부 거부감을 표하는 이도 없지 않다. 김용화가 참여한 작품에선 유독 단순하고 개연성 떨어지는 스토리를 자주 접하게 된다는 뜻이겠다. 실제로 그가 연출한 거의 모든 작품에서 더없이 한국적인 성공스토리와 말초적으로 감동을 자극하는 연출이 쓰이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는 그와 같은 방식으로 연달아 영화 흥행을 성공시켜 왔으니, 적잖은 영화 팬이 김용화적 문법이 언제까지 먹혀드는지 관심 갖는 것도 자연스럽다 하겠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또 한 번 그런 김용화의 문법이 작용한 작품이다. 연출은 김혜수 주연 <굿바이 싱글>로 주목받은 김태곤이 맡았고, 이선균과 주지훈, 김희원 등 화제성 있는 배우가 두루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김태우, 문성근, 예수정, 박희본, 박호산 등 탄탄한 조연진도 주목할 만하다. 재난 가운데 여러 캐릭터가 분할된 비중을 책임져야 하는 이 같은 영화에서 보증된 조연진이란 영화를 떠받드는 주요한 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