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가도스틸컷
BIFAN
영화제서 만난 특별한 인연
전주에서 여러 사람과 만났다. 영화 뿐 아니라 책과 술, 음악과 음식을 즐기는 이가 많았고, 쇠락하는 지역을 되살리겠다는 야심만만한 활동가들도 있었다. 그중 빼놓을 수 없는 하나가 오늘 영화를 포함하여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내가 본 영화 대부분을 추천한 이가 되겠다. 전북영화문화방 소속으로 문화를 애호하는 지역인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조성민씨가 바로 그다.
명색이 기자 출신 작가이자 영화평론가로, 또 이런저런 잡지에다 2004년부터 글을 팔아온 나다. <오마이뉴스> 연재만 해도 2014년부터 10년 넘게 이어왔으니 어디 가서 영화에 대한 관심이며 애정, 지식이 밀릴 때가 얼마 없다. 그러나 조씨와 만나 이야기한 뒤 나는 내가 근 몇 년 동안 얼마나 안이하고 해이해져 있었는지, 또 영화를 진정으로 아끼던 시절로부터 얼마나 변해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그는 한 해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 가운데 사분의 일 쯤은 극장서 챙겨보는 보기 드문 마니아이며, 여러 영화제에 발품을 팔아 한국에 수입되지 않을 법한 작품을 중심으로 챙겨보는 이다. 말하자면 한 해 못해도 수백 편은 본다는 건데, 주말이면 서너 편씩 연달아 보고 카톡방에 인증을 하는 모습을 확인하니 과연 실감이 갔다. 시사회며 영화제를 찾아달란 얘기를 듣고도 바쁘다며 손을 내저을 때가 많은 스스로가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그가 각별히 좋아하는 영화제라 했다. 제가 나고 자란 전주의 영화제보다도 이 영화제를 좋아하여 매해 여름 부천을 찾는다 하였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아끼는 이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 영화제가 가져오는 작품군의 독특한 색채와 표현을 그가 마음에 들어 하는 듯했다. 전주에서 잠시 보았던 그와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픈 마음으로 나는 일정을 맞추어 그가 본다는 영화를 따라 보았다. 그중 한 편이 바로 <갤럭시 가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