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게이트 성범죄 피해자는 "가해자가 평생 죄책감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BBC 유튜브 갈무리
BBC 탐사보도팀 'BBC Eye'은 '버닝썬 게이트'와 관련된 새로운 사실도 공개했다. 가령, 걸그룹 카라(KARA)의 멤버였던 고(故) 구하라가 '버닝썬 게이트' 취재에 난점이었던 경찰 유착 관계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내용은 인상적이었다. 구하라는 정준영 단톡방에 등장하는 '경찰총장'이 "허구의 인물이 아니"라 실제 인물(윤유근 총경)이라는 사실을 최종훈의 입을 통해 확인해주었다.
강 기자는 구하라가 진실을 밝히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며 "굉장히 용기 있는 여성"으로 기억했다. 또, 구하라가 "저도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잖아요"라고 언급했던 것을 떠올리며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했다. 그밖에도 다큐멘터리에는 2019년 버닝썬에서 마약 성분이 든 술을 마신 후 성폭행을 당한 피해 여성의 인터뷰도 담겨 있다.
한국 사회를 들썩였던 '버닝썬 게이트'의 표면적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승리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해 2월 9일 만기 출소했다. 최종훈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2021년 11월 만기 출소했다. 정준영은 집단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후 항소 끝에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지난 3월 출소했다. 유착 의혹이 불거졌던 윤 총경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범죄의 온상이었던 버닝썬은 문을 닫았다. 승리, 최종훈, 정준영은 모두 처벌을 받았다. 모든 게 끝난 걸까. BBC는 '버닝썬 게이트' 이후 무엇이 달라졌는지 묻는다. 당시 버닝썬에서 일했고, 지금은 강남의 다른 클럽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고 말한다. 소위 '물뽕'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고, 무엇 하나 변한 게 없다고 말이다. 모래를 씹는 기분이다.
그럼에도 달라진 것이 있다. 안 기자의 말처럼, 그의 기사는 분명한 '파장'을 일으켰다. 비록 아주 큰 호수의 미미한 파동이었을지라도, 얼마 못 가서 잠잠해졌을지라도 우리는 그 파장을 기억하고 있다. 여전히 '버닝썬'들이 존재하고, '승리-최종훈-정준영'같은 이들이 활개치지만, 적어도 우리의 문제의식은 '버닝썬'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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