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따뚜이포스터
JIFF
발품 안 파는 평자, 고립되는 현장
그러며 느끼게 된 한 가지, 영화평론가로 영화 일을 해나갈수록 정작 영화와 관객이 만나는 현장과는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영화제야말로 그 대표라 할 만하다. 한국의 수많은 영화제 가운데 평론가며 기자가 찾는 영화제가 과연 몇이나 되는가. 각종 지원을 받고 겨우 현장을 찾은 이들이 중요 행사만 보고서 훌쩍 떠나는 일은 얼마나 많았나. 그마저도 찾지 않아서 평론 하나, 기사 한줄 나지 못하는 영화제는 또 얼마나 많았는지.
이따금 들른 작은 영화제에서 나는 내가 그 영화제를 찾은 유일한 평자임을 깨닫게 될 때가 많았다. 관계자들이 나와 감사를 표하는 말 속에서, 수많은 매체에서 그저 보도자료 이상의 무엇도 찾을 수 없었을 때, 나는 작은 영화제가 마주한 고립이 어떠한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밖으로 나와 세상과 만나려 영화제를 만든 것일 텐데, 실상 마주하는 것은 그들만의 축제가 되고 마는 나날들. 영화제에 제가 만든 영화를 출품하는, 어쩌면 극장에 걸릴 기회조차 잡지 못할 수많은 영화와 영화인에게도 그 하나의 평자가 얼마나 귀한 것일까를 생각하였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픽사 in 전주 with <인사이드 아웃 2>'에서 두 차례 상영된 <라따뚜이>는 평론의 가치를 일깨우는 작품이다. 흔히 알려진 요리와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는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나아가 평자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로 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