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 PD
이영광
- 독일의 경우 비슷한 제도가 있죠. 거긴 공개가 원칙이고 비공개는 예외죠. 그러나 보호출산제는 반대잖아요. 왜 그런 걸까요?
"저도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의문이 들긴 했어요. 다만 프랑스가 우리나라와 정보 공개에 관련해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요. 프랑스에서는 친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되지 않거든요. 아동의 알 권리를 넓게 보장할 경우 아동의 생명권이 위협될 수 있다고 보는 게 보건복지부의 생각이에요. 그러나 프랑스에서도 이게 논란이 되고, 여러 뉴스나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지는 걸 보면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아동의 권리를 좀 더 비중 있게 실어서 법안이 제정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 보호출산제의 가장 큰 우려는 뭘까요?
"가장 큰 우려는 아이와 엄마가 분리되죠. 양육을 포기해도 되게끔 메시지를 준거잖아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 그런데 그렇게 안 하면 아이가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라도 아이 생명을 구하려고 한 거 아닌가요?
"그 말도 맞죠. 진짜 어려워요. 그렇게 해서 살 수 있는 영아들이 분명히 있겠죠. 근데 출산까지는 부모님 입장에서 최대한 많이 지원해야 되고 출산이 되고 나면 아동의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야 돼요. 그러니까 이 보호출산제를 제가 반대하는 게 절대 아니에요. 기자님 말도 맞단 말이에요. 근데 제 생각에 좀 더 이 법이 보완되면 출산 이후에 이 아이가 어떻게 자라는지에 대해 챙길 만한 방향으로 재정이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 보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보세요?
"사실 이 보호출산제의 현행 틀 안에서는 정보 공개에 대한 부분이 분명히 보완돼야 하겠죠. 보호 출산제 선택하지 않게끔 상담 과정이 있거든요. 상담해야 보호 출산을 할 수 있어요. 이 상담에 대해서 전폭적으로 많은 지원이 있어야 돼요. 곧 시행될 건데 이 상담 과정이 형식적이 되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 보호 출산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있게끔 상담 인력이나 상담에 대한 예산 그리고 상담 내용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 돼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 조민호씨 경우 기록엔 생후 8개월에 버려진 거로 나오지만 엄마와 걸었던 기억이 있는 것 같은데 뭘까요?
"말씀하신 게 맞아요. 그러니까 기억이 3~4살 때의 기억을 분명히 갖고 계신데 기록은 생후 9개월이거든요. 그러면 이게 안 맞거든요. 그러니까 본인께서는 이 기록 자체를 불신하고 계세요. 왜냐하면 해외 입양인들 보면 이 기록이 잘못된 경우가 굉장히 많으니까 본인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어떤 기록의 불안정성을 주장하고 계시고 이 기억 때문에 40년 동안 친부모를 찾으려고 많이 노력하셨죠."
- 아들을 입양 보낸 전현숙씨 이야기도 나오던데 이걸 소개한 의도가 있을 것 같아요.
"보호출산제를 7월부터 선택할 수 있으니깐요.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고 현실 경제적인 상황에 지치고 이러겠지만 먼 미래를 조금 봤을 때 어떤 마음이 생길 것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취재하면서 느낀 건 지금 저출산 시대에 조금 더 미혼모 출산 비율이 우리나라는 굉장히 적거든요. 그러니까 미혼모가 출산할 수 있게끔 사회적인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게 제가 느낀 생각입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아이를 임신하고, 양육하는 것 자체가 개개인이 감당하기에 분명히 힘든 점 있다고 생각해요. 이럴수록 '우리 사회가 기를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던져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위기 임산부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적 예산을 사용하고 기관이 설립되는 거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인 만큼 보호출산제가 아닌 원가족 양육을 위해 상담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예산과 인력이 잘 분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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