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수사반장 1958>의 한 장면.
MBC
<수사반장>에는 '여순경' 역할로 다양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김영애, 염복순, 이금복, 노경주 등이 출연했고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였기에 '여순경' 역은 스타 등용문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그들의 대사는 "반장님, 전화 받으세요"가 전부였다. 2년 동안 <수사반장>에 출연한 오미희는 "캐스팅 때 대사도 없고 순경복만 입고 왔다 갔다 하는데 그걸 왜 내가 하냐고 거절했다. 내게 '원더우먼을 시켜주겠다'고 했지만 2년 동안 '반장님, 전화 받으세요'만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여순경' 캐릭터가 형사답게 수사에 참여하거나 사건을 도맡는 장면도 있다. 그러나 일부 에피소드 속 몇 장면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장르적 특성과 시대상이 겹쳐 <수사반장>에선 좀처럼 여성 캐릭터의 활약을 볼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른 2024년, <수사반장 1958>는 달라졌을까. 총 10부작인 드라마에서 중반부인 4화까지 여성 캐릭터의 존재감은 미약했다.
경기도 소 절도범 검거율 1위를 기록한 박영한을 칭찬하거나(1화) 남성 경찰에게 커피를 따라주는 것(2화)이 여성 경찰이 등장한 전부였다. 그나마 시장 장면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했지만, 모두 중요도가 낮은 상인 역할이었다. 가장 비중이 큰 캐릭터는 '혜주(서은수 분)'지만, 그는 훗날 영한의 아내가 되는 인물이기에 독자적인 스토리를 구축하기보단 연인관계 속 여주인공의 전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4화에는 여성 빌런이 등장하기도 한다. 친일파 출신인 보육원 원장 '오드리(김수진 분)'는 아이들을 납치하고 살해하는 악당이다. 하지만 해당 에피소드의 중점은 '오드리'라는 인물이 아닌 그의 악행을 밝히는 형사들이다. 또한 '오드리'는 권선징악을 보여주기 위한 악녀일 뿐, 시청자로부터 복잡한 감정을 끌어내는 입체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이와 같은 <수사반장 1958>의 여성 캐릭터 활용법에 시청자 반응은 엇갈렸다. "각색하면서 세련되게 바뀌었는데 왜 여성 캐릭터가 없는 것만 똑같냐", "그 당시에도 여성 경찰이 존재했다" 등 비판적인 시선이 있지만, "여성 형사가 없었다는 건 사실", "무리하게 여성 캐릭터를 넣으면 시대 고증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1958년에 여성 경찰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