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부터 10년 동안 인기리에 방영된 SBS '정글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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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의 입장 대립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사안이기도 하다. <정글의 법칙>이 오랜 기간 사랑 받으면서 예능계에 '정글=김병만'이라는 하나의 공식이 성립되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특정 단어가 어느 개인의 점유물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브랜드처럼 각인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인물의 공헌이 있었던 덕분이다.
공식적으로 종영되지 않은 상태였던 <정글의 법칙> 부활을 기대했던 주인공 김병만의 입장이라면 서운한 감정을 느낄 법하다. 앞선 2월의 만남이 공식적인 미팅이 아니었다고 SBS 측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1월 해외 정글 소재 신규 예능 제작이 확정되었다면, 이 자리에서 전후 사정 설명을 오랜 기간 함께한 동료인 김병만에게 해줬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지금과 같은 감정싸움 발생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글을 소재로 예능을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김병만이 출연해야 한다는 법은 분명 없다. 편성권 및 출연자의 선정은 엄연히 이를 제작하는 방송사의 권한이라는 것 또한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다만 '정글'이 포함된 제목과 콘셉트는 김병만이라는 이름이 지닌 그림자를 피하기 어렵다는 부담감도 함께 존재할 것이다.
프로그램 신규 제작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SBS에 헌신해온 한 예능인의 노고에 조금이나마 고마움을 표시했다면 아마 이러한 갈등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아쉽게도 김병만과 SBS의 10여 년 협업 관계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 채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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