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블루스틸컷
반짝다큐페스티발
나이에 맞는 삶, 진짜로 있는 걸까?
영화의 초입, 이제 스물다섯 된 이나현 감독이 친구들을 모아두고 말한다. 이십대 중반이 되었으니 나이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걸 알지만 외면하고 싶다고. 때로는 자신을 차갑게 보는 눈빛과 태도가 서럽다고도 말한다. 그래서 생긴 것이 베이비블루, 아직 아이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생긴 우울한 감정이랄까.
말하자면 <베이비블루>는 스물다섯 이나현이 저를 둘러싼 불쾌한 감정, 베이비블루와 맞서는 이야기다. 보다 정확하게는 카메라를 들고서 답을 찾아 헤매는 과정을 담은 다큐다. 그 길에는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과 어린 시절을 함께 난 혈육이 있고, 일을 하며 만난 지인이며 학창시절 은사들도 있다. 감독은 그들 앞에 제가 느끼는 혼란을 털어놓고 그들이 내놓는 답을 경청한다.
나이에 맞는 삶이 있다는 믿음은 세상 어디에나 있다. 공자께선 사람 나이 열다섯이면 학문을 알고 서른이면 자립하며 마흔이면 치우치지 않는다 하셨다. 세간에서도 열여섯이면 혼기라 했고 일단 혼인을 하면 머리를 묶어 올렸다. 나이가 차고도 머리를 땋고 다니는 이는 안쓰럽게, 또는 한심하게 여겼다. 약관이라 하여 사내 나이 스물부터는 갓을 쓰라 하였는데 이 나이가 되도록 혼인을 않고 머리를 땋고 다니는 이가 어떤 취급을 받았을지 눈에 훤하다.
성인식의 문화 또한 세계 어디서나 쉽게 발견된다. 생산력이 발달할수록 성년의 나이가 늦춰지게 마련, 원시 부족사회 가운데선 나이 채 열이 지나지 않아 성인식을 치르는 곳도 있다. 더는 놀고먹지 말고 제 밥그릇은 제가 알아서 채우란 뜻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