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의 노장배우들은 그 어떤 젊은 배우들보다도 화끈한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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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목인 < RED >는 빨간색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닌 '은퇴했지만 극히 위험하다'는 의미를 가진 'Retired: Extremely Dangerous'의 약자다. 'RED'는 영화의 주인공인 전직 CIA 요원 프랭크 모세스(브루스 윌리스 분)의 별명이기도 하다. 은퇴 후 연금을 받으며 조용히 살고 있던 프랭크는 CIA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을 제거하려 하자 연금상담원 사라(메리 루이스 파커 분)와 함께 옛 친구들을 모아 CIA의 음모를 밝히려 한다.
<레드>는 58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말해주듯 엄청난 물량으로 승부를 하는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비하면 규모가 썩 큰 영화는 아니다. 하지만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액션과 1990년대 액션 장인 브루스 윌리스를 중심으로 모건 프리먼,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등 연기파 배우들이 선보이는 가볍고 유쾌한 연기가 매력적인 영화다. <레드>는 세계적으로 1억 9900만 달러의 괜찮은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레드>는 전성기가 지난 노장 배우들이 모여서 만든 액션영화라는 점에서 두 달 먼저 개봉한 영화 <익스펜더블>과 비교되곤 했다(심지어 브루스 윌리스는 <레드>에선 주연, <익스펜더블>에선 카메오로 출연했다). 단순히 캐스팅의 화려함만 보면 <익스펜더블>이 <레드>를 능가했고 실제 흥행성적 역시 2억 7400만 달러의 <익스펜더블>이 1억 9900만 달러의 <레드>보다 좋았다(제작비 대비 흥행성적은 두 작품이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익스펜더블>이 미국의 영화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신선도 42%, 관객점수 64%를 받은 것에 비해 <레드>는 신선도와 관객점수에서 모두 72%를 받았다. <익스펜더블>이 왕년의 액션배우들을 모으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레드>는 DC코믹스 원작의 이야기에 그에 맞는 배우들을 구성해 만든 영화였다. <레드>의 스토리와 서사가 <익스펜더블>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탄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레드>를 연출한 독일 출신의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은 2002년 <타투>를 통해 데뷔한 후 2005년 조디 포스터 주연의 <플라이트 플랜>, 2009년 판타지 멜로 <시간 여행자의 아내>를 연출했다. <레드> 이후 2013년 < R.I.P.D: 유령 퇴치 전담반 >, 2015년 SF 액션 <인서전트>를 만든 슈밴트케 감독은 2016년 <다이버전트>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 <얼리전트>를 연출했다.
동료들을 위해 기꺼이 희생한 맏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