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배우와 김지운 감독.
김솔지
배우 송강호는 지난 2012년 방문한 후 12년 만에 방문한 거라며 팬들의 환대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필자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과거 해외 영화제에 참석하거나 해외 팬을 만나게 되면, '우리의 우수한 영화를 그들에게 증명해야 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라며 "이제는 너무나도 달라진 위상과 높아진 명성에, '그들을 실망시키면 안 되겠다'라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는 그동안 한류의 불모지로 여겨졌다. 살고 있는 교민이 2023년 통계 기준으로 3691명, 진출한 기업도 적고 경제교류도 타강대국들에 비해 크지 않은 탓인지 문화교류도 늦었다. 일본인은 한국인보다 두 배가 많으며, 중국인은 약 31만 명으로 한국인보다 83배가 많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OTT서비스 등의 활성화로 인해 이탈리아의 안방으로 찾아간 한국의 많은 콘텐츠가 호평을 받으며 연일 한류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자연스레 한국 콘텐츠가 확산되며 기존에 이탈리아 내에서 강세였던 중국과 일본문화와의 다른 점들도 함께 알려지고 있다. 식문화는 물론 도시의 스타일, 주거, 교육, 국가의 전반적인 이미지부터 전통문화도 알려지고 있다.
필자가 이탈리아에 처음 도착한 2007년 이탈리아 사람들은 한국 하면 2002년 월드컵만 이야기했다. 하지만 15년이 훌쩍지난 지금, 필자가 만나는 아이 친구들의 부모님, 비지니스 파트너, 주변 이웃들 중 그 누구도 월드컵을 얘기하지 않는다. "한식을 먹었다", "드라마를 봤다", "우리 아이가 어떤 아이돌이 좋아한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