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강혁 감독.
연합뉴스
하지만 가스공사 구단은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오히려 강혁 감독에게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직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그만큼 구단이 올시즌 보여준 강혁 감독의 리더십에 만족했다는 의미다.
사실 강혁 감독은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팀을 맡았다. 가스공사는 지난 시즌만해도 우승후보급 전력으로 평가받았지만,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감독교체와 구단 구조조정을 둘러싼 잡음이 많았다. 올시즌에는 모기업의 재정 문제로 농구단 예산이 20%나 삭감되기도 했다.
개막을 앞두고 가스공사의 전력은 하위권으로 평가받았다. 선수단 연봉 총액이 약 19억 3천만원으로 10개구단중 샐러리캡 소진율(69%)이 가장 낮다. 여기에 사령탑도 초보 감독에다가 그나마도 감독대행 체제이다보니, 리더십 역시 불안정해보일 수밖에 없었다.
우려했던 대로 초반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가스공사는 시즌 개막 전 1옵션 외국인 선수로 낙점한 아이제아 힉스가 부상으로 낙마하는 초대형 악재를 맞이했다. 개막 13경기에서 1승 12패에 그쳤고 2라운드 중반에는 무려 10연패를 당하며 꼴찌로 추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3라운드를 기점으로 김낙현의 제대와, 외국인 선수 교체로 앤드류 니콜슨-듀반 맥스웰 조합이 자리를 잡으며 팀전력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갔다. 새해들어 반격에 나선 가스공사는 1월에만 선두권팀들을 줄줄이 잡는 대반전속에 7승 2패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순위는 어느덧 7위까지 끌어올렸다.
비록 초반의 저조한 성적 때문에 6강플레이오프는 멀어졌지만, 올시즌보다 전력이 좋았음에도 결과가 처참했던 2022-23시즌(18승 36패,9위)과 비교하면, 더 어려운 상황에서 승률과 경기력 모두 나아졌다는 평가다.
강혁 감독의 리더십도 대체로 호평이 우세하다. 강 감독은 이미 창원 LG 코치 시절부터 지도력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고, 특히 가드 육성과 투맨게임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강혁 감독은 구단이 지난 시즌에 비하여 투자나 전력보강이 제대로 되지않은 상황에서도 주변 환경에 대하여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부진한 성적에도 선수들을 조급하게 탓하거나 몰아붙이지 않고 시종일관 침착하게 독려하는 부드러운 리더십 또한 팬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가스공사 구단이 강혁 감독 체제에 합격점을 내리며 2년의 계약기간을 보장한 것은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국가대표급 스타 선수는 많지 않지만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갖춘 가스공사는 앞으로 충분히 6강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스공사에 진정한 '강혁 시대'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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