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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놀면 뭐하니?' 비슷한 소재 돌려막기 괜찮을까?

[TV 리뷰] 먹방-쿡방-시장 방문 빈번한 반복... 과감한 시도 부재의 아쉬움

24.02.12 10:46최종업데이트24.02.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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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SBS, MBC
 
버라이어티 예능의 위세가 예전 같지 않다지만 여전히 지상파 TV의 주말 시간대는 기본적으로 이와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이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유재석이 출연중인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는 오랜 시간 일요일과 월요일 저녁을 책임지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주 방영분을 살펴보면 비슷한 소재의 반복이 내용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시장 가서 음식 먹고 시민들과 대화하고 재료 사서 요리 만드는 구성이 몇회째 재방송처럼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방송 내용이 쏠쏠한 재미를 만들어 내곤 있지만 기발한 아이디어 보단 출연진의 개인기에만 의존하는 인상을 짙게 심어주다보니 제작진이 다소 안전한 방향으로만 가려고 한다는 지적이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먹방-쿡방의 반복으로 채운 요즘 <런닝맨>
 
 SBS '런닝맨'
SBS '런닝맨'SBS
 
지난 1월 28일 방영분(689회)부터 복귀하긴 했지만  <런닝맨>은 5주에 걸친 지석진의 공백을 초대손님들의 활약으로 채우면서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진행된 총 4회차의 내용 상당수가 시장 방문, 먹방, 쿡방의 반복으로 진행되었다.   ​

688회는 음식 구매 레이스, 지석진이 복귀한 689회에선 송지효의 삼계탕 황당 요리, 690회에선 가성비 식당 레이스, 지난 11일 소개된 691회에선 시장 방문 및 떡국, 전 만들기 등의 내용으로 꾸며졌다. 4회차 중 3회분에서 시장 방문이 이뤄졌고 모든 회차에서 먹방 등장, 2회분에 걸친 음식 조리가 등장하다보니 비슷한 소재, 내용으로 인한 프로그램의 개성이 상당 부분 희석되었다.  ​

물론 이 과정에 제법 쏠쏠한 웃음을 생산해내기도 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송지효가 특유의 어설픈 요리 솜씨로 재미를 책임진 데 이어 멤버들의 티격태격 케미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유사 소재가 계속 반복되다 보니 경우에 따라선 재방송을 보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놀면 뭐하니?> 초대손님과의 시장 방문
 
 MBC '놀면 뭐하니?"
MBC '놀면 뭐하니?"MBC
 
이와 같은 현상은 MBC <놀면 뭐하니?>에서도 비슷하게 목격되고 있다. 최근 방영분 중 배우 김석훈, 지난 10일 배우 김광규의 출연 내용은 예측불허의 웃음+검증된 예능감 게스트의 등장에 힘입어 제법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역시 시장과 식당 방문이 고정 코너 마냥 상당 부분을 채워 넣고 있다.  

'쓰레기 아저씨' 김석훈이 두 차례 나온 방영분에선 도서관과 YG 구내식당이, 김광규와 함께 꾸민 내용에선 구로시장 내 맛집이 등장했다. 두 명의 초대손님 모두 기본적으로 시장을 찾아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이 함께 화면에 담겨진다. 각각 2회분에 걸쳐 소개된 야유회 편, 설날뭐하니 편에선 쿡방, 먹방이 차례로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어떻게든 웃음을 만들어 보려는 고정 멤버들의 개인기 혹은 초대손님의 예능감 외에는 다른 요소가 사라지다보니 <런닝맨>과 마찬가지로 <놀면 뭐하니?> 또한 최근 매회차 비슷한 내용의 반복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쉽지 않은 소재 발굴... 과감한 시도 부재의 아쉬움​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
SBS '런닝맨', MBC '놀면 뭐하니?'SBS, MBC
 
매회 각기 다른 내용을 발굴, 제작해야 하는 버라이어티 예능은 여타 프로그램 대비 제작의 난이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음악, 퀴즈 예능처럼 고정된 형식을 반복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PD, 작가들은 계속 새 내용을 찾아내기 위해 고심을 거듭한다.  ​

이렇다보니 6~15년째 방영 중인 이들 장수 예능 또한 정체기 혹은 슬럼프를 피하기 어려운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비슷한 소재의 빈번한 재등장은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들로선 불만 혹은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무리 좋은 음식도 자주 먹게 되면 금세 싫증을 내기 마련 아니던가? 

지상파 예능이 인력과 기술 등 유튜브 또는 OTT 예능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를 분명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모양새를 두 프로그램 모두 취하고 있다. 2년 전 잠시 언급되었다가 흐지부지 무산된 프로그램 컬래버 제작 같은 과감한 시도에 대한 의견이 최근 다시 등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

기존 TV부터 유튜브, OTT 등 매체 가리지 않고 맹활약 중인 멤버를 다수 보유했다는 건 좋은 선수를 지닌 스포츠팀에 비견할 만하다. 그런데 이들의 능력치를 100% 발휘할 만한 판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건 분명 뼈 아픈 실책이 아닐 수 없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런닝맨 놀면뭐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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