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은 2000년대 초반 가장 잘 나가는 젊은 배우 3명이 함께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코리아픽쳐스(주)
잔잔하고 인간적인 이야기에 특화된 감독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의 이한 감독은 <고래사냥>과 <기쁜 우리 젊은 날> <천국의 계단> 등을 연출한 배창호 감독의 연출부 생활을 하면서 현장경험을 쌓았다. 그리고 2002년 직접 연출과 각본을 맡은 <연애소설>을 통해 장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2002년 9월에 개봉한 <연애소설>은 당시 대세였던 조폭코미디 <가문의 영광>과 맞붙었음에도 서울에서만 58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2003년 <연애소설>의 주인공 이은주가 주연을 맡은 <하늘정원>의 각본을 쓴 이한 감독은 2006년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통해 한 차례 좋은 호흡을 보여준 권상우, 김하늘 주연의 <청춘만화>를 연출했다. <청춘만화>는 전국 206만 관객을 동원하며 비교적 선전했지만 2007년 감우성, 최강희, 정일우, 이연희 등이 출연한 세 번째 영화 <내 사랑>은 97만 관객으로 100만 관객의 문턱에서 좌절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데뷔 후 세 편 연속 멜로장르의 영화를 연출했던 이한 감독은 2011년 다문화가정과 이주노동자, 빈곤층, 장애인, 교육문제 등 여러 가지 사회문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낸 신작 <완득이>를 통해 531만 관객을 동원했다. 2014년에는 김희애가 1993년 <101번째 프로포즈> 이후 21년 만에 선택한 영화이자 교내 왕따문제를 다룬 <우하한 거짓말>을 만들어 161만 관객을 모았다(김유정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출연하며 화제가 됐다).
2015년 <너는 내 운명>의 박진표 감독이 연출한 이승기, 문채원 주연의 <오늘의 연애> 각색에 참여한 이한 감독은 2016년 <미생>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임시완 주연의 <오빠생각>을 연출했다. 그동안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지 않은 영화를 주로 만들었던 이한 감독은 처음으로 100억 원의 거액이 들어간 영화를 연출했지만 <오빠생각>은 전국 106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실패했다. 하지만 이한 감독의 슬럼프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이한 감독은 2019년 정우성, 김향기 주연의 법정물 <증인>을 통해 253만 관객을 동원하며 <오빠생각>의 부진을 털어버렸고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평단에서도 연출력을 인정 받았다. 이한 감독은 지난 8월 '어른들의 멜로'를 표방한 유해진, 김희선, 차인표, 진선규, 한선화 주연의 <달짝지근해: 7510>을 선보였다. <달짝지근해>는 이한 감독이 코미디 장르에서도 감각이 있다는 평가와 함께 전국 138만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다.
배우들의 미숙한 연기마저 사랑스러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