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는 6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 2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UIP 코리아
관객들에게 사랑 받은 3부작 영화들
3개의 작품으로 구성된 시리즈를 3부작, 영어로는 트릴로지라고 한다. 과거에는 1편의 흥행에 힘입어 속편을 만들고 속편에서 끝내기가 아쉬워 3편까지 영화를 만든 후 '3부작'이라고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는 진정한 의미의 '트릴로지'라고 부르기 어렵다. 물론 3부작으로 기획됐던 시리즈 중에서도 1편 또는 2편의 흥행실패로 인해 3편의 제작이 무산되면서 트릴로지가 완성되지 못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트릴로지의 시작을 알린 영화는 역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스타워즈 에피소드 4, 5 ,6>이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의 흥행으로 <에피소드5: 제국의 역습>을 제작했는데 <제국의 역습>이 실패하면 <에피소드6: 제다이의 귀환>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어 부담이 매우 컸다고 한다. 하지만 <제국의 역습>은 5억 38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고 '스타워즈의 전설'이 이어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2000년대 들어 '트릴로지'라는 개념이 관객들에게 익숙해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바로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만든 피터 잭슨 감독이었다. 피터 잭슨 감독은 15개월 동안 <반지의 제왕> 세 편을 동시에 촬영한 후 2001년부터 1년에 한 편씩 공개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세 편 합쳐 29억 17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고 이에 자신감을 얻은 피터 잭슨 감독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호빗> 3부작을 선보였다.
일부 영화팬들에겐 마블의 <스파이더맨> 3부작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 역시 명작으로 꼽히는 3부작 중 하나다. 당초 <스파이더맨>은 6편까지 제작될 예정이었고 2011년 개봉을 목표로 4편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사의 불화로 하차했다. 이어 피터 파커 역의 토비 맥과이어까지 시리즈에서 빠지면서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은 결국 3부작으로 마무리됐다.
한국영화 중에는 <장군의 아들>과 <투캅스> <공공의 적> <두사부일체> <조폭마누라> 등이 3편까지 제작됐지만 이 영화들은 3부작으로 기획된 영화라고 보긴 힘들다. 따라서 한국영화 중 확실한 3부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작품은 역시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이다. 2014년 명량해전을 보여준 이순신 3부작은 2022년에 개봉한 프리퀄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오는 20일 개봉하는 시퀄 <노량: 죽음의 바다>로 3부작의 막을 내릴 예정이다.
잘 만든 3부작 첩보영화의 대표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