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맨>은 6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 1억24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한맥영화(주)
시간도 나이도 영혼도 바꾸는 판타지 영화
사실 현실에서는 당사자가 엄청난 결심과 함께 큰 용기를 내지 않는 한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에 큰 변화를 주기 힘들다. 특히 현실의 허들은 언제나 우리가 낼 수 있는 힘보다 조금씩 높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주어진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갈 때가 많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다르다. 영화에서는 설정만 살짝 넣어줘도 현실에서 상상하기 힘든 기상천외한 상황들을 많이 경험할 수 있다.
대배우 톰 행크스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페니 마셜 감독의 영화 <빅>은 키에 콤플렉스가 있던 13세 소년 조슈아가 키가 크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더니 다음 날 서른 살 어른으로 변하는 설정의 판타지 코미디 영화다. 1800만 달러의 제작비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1억 51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빅>은 장난감 백화점의 대형건반으로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하는 장면이 수 많은 매체에서 패러디됐다.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1989년에 개봉한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처>는 지금은 세계 최고의 킬러 존 윅을 연기한 배우가 된 키아누 리브스의 어린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엑설런트 어드벤처>는 단짝친구인 빌과 테드가 역사 과목에서 낙제를 면하기 위해 시간여행을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을 현재로 데려 온다는 내용의 판타지 코미디다. 1991년 속편이 개봉했고 2020년에는 중년이 된 빌과 테드가 등장하는 3편이 제작되기도 했다.
사실 시간여행 같은 판타지 요소는 극적인 효과 때문에 멜로장르에서 자주 쓰이곤 한다. 2011년 칸 영화제를 통해 처음 공개됐고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도 시간여행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포함된 멜로영화다. 다만 주인공 길 펜더(오웬 윌슨 분)가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영화인 만큼 근현대 서양예술문학에 무관심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한국 영화 중에는 2019년에 개봉했던 박성웅, 진영 주연의 코믹 판타지 <내 안의 그놈>이 조목두목과 고등학생의 영혼이 바뀌는 내용을 가진 영화였다. 10~20대의 젊은 관객들을 겨냥한 대부분의 코미디 영화가 그렇듯 <내 안의 그놈> 역시 평론가들에겐 이구동성으로 혹평을 받았지만 전국 191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또한 VOD를 비롯한 2차 시장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열린 결말'이 관객들에게 주는 묘한 여운